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군 Nov 18. 2021

4年間

[17.08.05] 오지은 단독 공연 '4년간' 첫째 날


상처 받길 두려워해 웅크린 채 누군가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고,  마음대로 되지 않을  상대를 할퀴어대며 잠들기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이 싫어서 새벽 세네시가 넘도록 눕지 않던 때가 있었다. 오지은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라이브 클립을 찾아본 뒤 1집의 통신판매는 끝났다는 걸 듣고 아쉬워하다 해피로봇 에디션이 나오자마자 샀던 때이기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던 시절인데 공연을 보며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당시 오지은의 1집을 열심히 들었던 이유  말고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묘하게 위로를 느꼈기 때문인 것 같고.
공연을 보며 10년이 흐른  10  자신이 썼던 다시 곡을 부르는 느낌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공연    시기를 재현하는 것과 현재의 자신이   있는 최선을 하는   고민을 하다 오늘은 후자를 택했다고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선택이 좋았다.

그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왔지만 막상 단독 공연을 본건 이 날이 처음이었는데 이번 공연을  '팬의 마음'이라는 걸 진짜 오래간만에 느꼈다. 마지막 곡으로 <오늘은 하늘에 별이  많다> 부르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벅찬 마음이 들었는지 노래를 부르다 울음이 터졌다. 그걸 보는 나도 눈물이 나는데 부디 오랫동안 글과 곡을 쓰고 노래를 불러주길 바랐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7년의 공연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