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사랑

원제: 상자 속 아들의 사랑

by Hache

상자에서 벗어나 비로소 진짜 성인이 되는 시기는 한 가지 소중한 무언가가 인생에 생기는 때인 것 같다.


그게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본주의 사회의 흔한, 하지만 절대적 덕목인 부와 명예가 대표적이겠지. 과반수가 넘는 나이 든 이들이 그렇듯 자식을 성장시키는 일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형이상학 적으로 성취를 목표로 삼아 도전하는 것 자체가 그것인 극소수의 사례도 있을 것이다. 로맨틱하게는 정신을 잃어버리는 사랑, 그것이 대상이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영화처럼.


사실 상자에서 벗어난 것이 늘 긍정적이지는 않다. 성장과 자유는 늘 일정 부분의 희생을 양분 삼아 자라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돈이나 건강, 사람을 잃게 된다. 여기, 이 양분의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우린 두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손해를 거부하는 선택을 하곤 한다. 손해는 없지만 성장도 없지. 평생에 걸쳐 손해 입지 않은 이들은 결국 겉모습만 늙은 미 성숙아로 생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그 반대는? 성장이 보장된다. 상처 입은 성장 말이다.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차라리 미성숙아가 나았을지 모르겠다고 자조하게 될지도.


어느 쪽을 선택하든 기대하던 천국은 없다. 그저 끝없이 주어지는 선택지 속에서 그것이 현재 나에게 최선이라고 믿는 하나를 선택해 나갈 뿐이다. 컴퓨터 공학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 해결 전략을 탐욕법(greedy algorithm)이라고 한다.


상자를 벗어날 것이냐, 머물 것이냐. 저울질의 시간이 필요할 테지만 한쪽을 결정했다면 이게 최선이었나를 고민하지 말고 우직하게 밀고 나아가시길, 마지막에 보았을 때 그것이 파멸을 향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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