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옹씨 Apr 22. 2024

주말 루틴

무엇으로 시간을 채울 것인가. 가능한 오래 존재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수없이 많은 시간이 지나든 당장 내일 끝나든 똑같은 게 아닌가.


왜 이리 모든 것에 시큰둥하고 의욕상실해 버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이유 따윈 없고 난 그냥 이런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끼나 버섯 같은 그냥 숲 속 산책하던 누군가가 문득 봤을 때 주변의 것들과 구분되지 않지만 비슷한 것들이 저기 있네 했을 때 그것들 중의 하나, 움직이지도 빛을 내지고 않고 가만히 존재하는 사람. 두 발이 달렸다고 모두 움직여야만 하는 당위를 가진 건 아닐 테니깐, 날기 싫은 새도 있지 않을까 싶다. 높고 비바람이 불고 장애물들, 함께 몰리는 수많은 무리들이 비좁고 답답하고 시끄러워 싫어, 홀로 이탈해 조용히 천변에 앉아 흘러가는 물이 돌에 부딪혀 내는 소리만 가만히 듣고 싶어 하는 새도 있겠지. 이놈의 새 새끼들 어디만 가려하면 우르르 붙어가지고 왜 혼자 날지 못하게 하는 거야? 왜 이리 또 시끄럽게 말들을 해대고 난리야! 아오 지긋지긋하다 정말. 뭐 대략 이런 생각을 하며 살지 않을까?


생각이 또 이상한 곳으로 퍼져나갔지만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요즘 가장 크게 드는 고민이다. 주말에 충분히 쉬고 적당히 운동하고 일찍 잠드는 루틴을 가져가는 것은 목적이 아닌 수단에 내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니깐. 그러니깐 조금은 아직은 더 힘을 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또.




매거진의 이전글 출근길 어느 날 버스에서 바라본 그날의 천변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