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일으킨 꿈과 책과 힘과 벽 사이의 날개짓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특별상 소회

by 국경 없는 펜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건 왜 이리 어려운 일일까요. 우리는 왜 항상 진정한 내면의 울림을 외면하는 걸까요? 고단한 현실이 힘들고 사는 게 너무 바빠서일까요.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은 왜 그렇게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걸까요?


2016년 스웨덴에 유학을 가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곳에서 시간과, 기록하지 않으면 휘발될 생각의 조각들을 붙잡아 두고 싶었어요. 단 한 번도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도 몰랐고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지만, 그저 내가 배우고 느끼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에 하루에 한두 편씩 매일 글을 썼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하며 생각의 크기를 키울 때 제 몸과 마음은 뜨거운 희열감에 젖곤 했습니다. 책을 내고 싶다는 욕망도, 글을 써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없었어요. 순수한 재미에 이끌려 순도 100%의 진심과 집중력을 글 쓰는데 쏟았던 것 같아요.


글쓰기와 잠시 멀어진 건 내 마음속 진심에 흠이 나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책을 내고 싶다, 글로서 돈을 벌고 싶다, 사람들이 많이 읽어 줬으면 좋겠다.’

글쓰기를 명성을 얻고, 돈을 벌고, 타인의 인정을 받는 수단으로 여기기 시작하자, 저도 모르게 글쓰기에 자신감이 떨어졌어요.


‘팔리는 글일까? 사람들이 좋아할까? 내가 책을 낼만큼 글을 쓸 자격은 되는 걸까? 등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기 회의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브런치 조회수가 안 나오면 글을 쓸 의지도 사라졌어요. 글을 통해 자아와 타인과 연결되는 그 즐거움은 영혼의 바닷속 깊이 침잠해 버렸죠. 내 안에 흐르던 창조성이 꽉 막히다 못해, 심해 깊이 묻힌 것 같았어요.


편집장님과 함께한 생애 첫 표지 감리

하지만, 다시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내 안에 흐르는 창조성에 귀를 기울여 보려고 해요. 어디로 흐를지, 나를 어디로 이끌지 모르지만, 흐르는 대로 이끄는 대로 한 번 따라가 볼 용기를 조금 내보려고 합니다. 이 또한 두려운 여정의 시작이지만, 얼마 전 파주 인쇄소에서 느낀 마음 속 스파이크를 잊지 않으려고 해요.


낱자의 활자가 단어가 되고, 단어가 문장이, 문장이 문단이, 문단이 질서정연하게 엮여 한 권의 책으로 탄생하는 걸 지켜보는 과정은, 단순히 책의 탄생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균열이 일고 진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만 같았어요. 정체된 것들은 썩기 마련이니까요.

누군가의 생각이 다른 누군가에 가 닿을 때 삶은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요? 이 과정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말이 길었습니다. 감사히도 브런치 덕분에 첫 책을 내게 됐습니다. 3번의 탈락을 포함해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다른 분들께 가 닿을 징검다리를 세상에 내놓게 됐습니다. 언뜻 보면 해외 생활과 국제 연애 이야기 같지만, 결국 우리가 사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담론은 아니에요. 남 눈치만 보던 극한의 모범생에서 조금은 더 용기 있는 자유인이 된 제 이야기입니다. 가끔, 내 마음에 누군가 또는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상처를 낸다면, 이 책이 그 상처를 치료하는 연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는 꺼져가던 제 꿈과 열정에 진심이라는 기름을 부을 기회를 다시 주었습니다. 수상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었지만, 이 타이틀 앞에서 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겸손함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흩어지는 생각을 소중히 담아 글로 표현하는 모든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여행과 국제 연애를 통해 바라본 새로운 시각에 관심있거나, 나로서 살 용기가 필요하신 소중한 분들께 추천&선물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교보문고 링크: https://bit.ly/3ZhTTu6

- Yes 24: https://bit.ly/3LnTY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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