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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in Nov 17. 2024

첫, 소금물 장청소

마음에 드는 후기가 없어서 직접 쓰는 단식 후기(3)


 죽염을 사용한 장청소를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 단식원에 가면 소금물 1.5리터~2리터를 마시게 한다는 글을 보고 놀랐다.

그렇게 많이 마셔야 한다고?

 자신이 없어져 읽던 단식책을 다시 펼쳤다.


'대접에 물을 넣고 죽염 2스푼을 녹여 마시는 방법'. 그래, 차라리 이게 낫겠어.

 언급된 대접과 스푼의 크기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집에 있는 적당한 그릇을 찾고, 작은 스푼부터 시작해 소금양을 조금씩 늘려가면 되지 않을까.


 찬장에서 700리터쯤 되는 조금 큰 국그릇을 꺼냈다. 티스푼으로 회죽염을 3스푼 가득 넣고 죽염 알갱이 하나를 혀 위에 올려본다. 예상보다 더욱 진한 구운 계란맛이 났다.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 죽염을 넣어둔 국그릇에 붓고 알갱이가 녹을 때까지 저었다. 잘 녹는 듯하다가도 조금 있으면 가라앉아 아래에 남는 가루가 생긴다. 뜨겁지 않도록 브리타 정수기에 있던 물과 섞어 맛을 보는데...


'아오, 짜!'

죽염은 짜지 않다더니, 예상보다 몹시 짰다.

히말라야핑크솔트 정도의 염도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고, 정제염에 비해 덜 짤뿐 평소에 쓰는 구운 소금과 거의 비슷한 정도.


 애써 조금씩 들이켜도 짜디짠 소금물은 줄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짜기만 한 게 아니라, 따뜻한 온도와 함께 올라오는 유황 냄새 때문. 구운 달걀 냄새에서 점점 방귀 냄새로 변해가는 마법이라니.


 속이 울렁거려 숨을 참고 조금씩 마셔도 속도가 붙지 않아 넷플릭스, 책 등을 보면서 꾸역꾸역 마셨다. 1시간을 훌쩍 넘겨 겨우 그릇을 비웠다. 짠맛 때문에 중간에  물을 계속 추가하면서. 배가 엄청나게 불렀다.


'이제 좀 기다리면 소식이 오고 화장실 갈 수 있겠지?'


1시간가량 기다려도 배는 더부룩하면서 콕콕 쑤시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반응이 없다. 소금물을 마시느라 이미 취침 시간에 가까워진 시각. 자고 일어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여전히 배가 쑤시듯 아프고 속이 불편한 느낌에 화장실에 깄다. 밤새 소금 때문에 탈수(?)된 건지, 변비 환자처럼 바싹 마른 응가가 나왔다.


 '왜 실패한 거지?'

 다시 후기를 찾아보던 중, 자주 죽염물 장청소를 한다는 사람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800ml 머그컵에 티스푼 3개 분량의 죽염을 넣어 원샷하고 추가로 물을 몇 잔 더 마시는 방법이었다. 아아, 1시간 넘게 마실게 아니라, 얼른 마셔야 하는구나!

 최대 30분 이내에는 소금물을 모두 마셔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도움글도 찾을 수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좋아하는 컵(400ml)과 죽염을 꺼내 영점저울로 무게를 쟀다. 티스푼 3개 분량의 죽염은 약 15g.

어제 이미 3스푼을 투입했음을 고려해서 약 2스푼인 10.5g만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전날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차게 마시는 쪽이 냄새가 덜할 것 같아, 얼음을 잔뜩 넣어 시원하게 만들었다.

 두 눈 질끈 감고 원샷하려 했지만 너무 짜서 불가. 두 번에 나누어  마실 수 있었고 바로 2-3잔의 물을 더 마셨다. 으아, 배불러.


'이번엔 성공해야 할 텐데...‘

 마신 지 40분쯤 지났을까, 배에서 낯선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뱃속에서 세탁기라도 돌리는 듯한 소리와 움직임. 배탈이 났을 때와 다르고 어젯밤과도 다르다.


 최대한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약 1시간을 버텼다. 그리고…

… 코끼리가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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