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 그리고 찾은 글쓰기
요즘 드라마 **〈다음 생은 없으니까〉**를 보며 조나정이라는 인물을 볼 때마다 자꾸 내 지난 시간이 겹쳐진다.
결혼 전, 나도 직장을 다니며 매일 바쁘게 출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일할 때 가장 나답고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이제는 그만 다니라”는 말에 결국 퇴사를 해야 했다. 솔직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더 일하고 싶었다. 남편도, 시댁도 반대였기에 그때는 ‘그게 당연한가 보다’ 하고 받아들였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또 둘, 셋...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학교 라이드에 집안일, 도시락 챙기기와 청소, 아이들 숙제까지.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았다.
그렇게 3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다 보니,
어느 날 문득 ‘나는 지금 뭘 좋아하는 사람이지?’라는 질문이 머리를 스쳤다.
밖에서 일을 하려 해도, 세월은 어느새 나에게 ‘나이’라는 벽을 세워놓았다.
손에 쥘 수 있는 자격증도, 경험도 오래된 추억 속에만 남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쓸쓸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지금의 나는 ‘글쓰기’라는 취미를 갖게 되었다.
처음엔 망설였다.
‘내가 글을 쓴다고 누가 읽어줄까?’
하지만 작은딸이 “엄마, 브런치스토리에 한번 써봐”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 한마디가 용기가 되었고, 몇 번의 도전 끝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
그날의 기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
지금은 여전히 서툴고, 다른 작가님들처럼 멋진 문장을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행복하다.
글을 쓸 때면, 그동안 잊고 있던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든다.
누군가의 위로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이건 나를 위로하기 위한 글이니까.
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이 짧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오늘도 마음속에서 조용히 다짐한다.
“다음 생은 없으니까, 오늘의 나를 써 내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