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 말도 하기 싫은 날

by 애나 강


가끔은 이런 날이 있다.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힘든 날.
세상과의 연결을 살짝 끊고 싶은 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고,
억지로 웃는 얼굴 뒤에서
더 깊은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저 조용히 숨 쉬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버티는 일이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힘들면 털어놓으라고,
마음을 나누면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고.
하지만 때로는 그 말이 더 벅차게 느껴진다.
내 마음을 다 꺼내놓을 힘조차 없는 날이 있으니까.
누군가를 붙잡아 울고 싶으면서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모순된 밤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럴 땐 억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를 이해해줄 사람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나 혼자만의 시간에 몸을 맡기면 된다.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세상이 아닌 나에게만 집중한다.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손님 같은 것이다.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와 마음을 어지럽히지만
결국은 스스로 나가버리기도 한다.
그 순간을 억지로 버티려 하지 말고
그저 내 마음이 흘러가도록 두는 것.
그것이 나를 지켜내는 가장 온순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외로움에 말없이 앉아 있는 나를
누군가 대신 다독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나를 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밤에도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내일을 버틸 힘을 모으고 있다는 걸 잊지 않기로 한다.
외로움은 잠시뿐이고,
결국은 내가 나를 꺼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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