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끝까지 쓰던 마음
문득,
초등학교 1학년이 떠올랐다.
연필통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선생님이 하나하나 길이를 재던 날.
너무 짧은 연필은
“버리세요”
단호한 말 한마디에
책상 속으로 사라졌지.
그래도 우리는
몽땅연필을 버리지 않았다.
다 쓴 볼펜에 꽂아
끝까지, 정말 끝까지
붙잡고 썼다.
손가락 끝에 느껴지던
차가운 금속과 나무 가시,
가끔은 연필심이 부러져
책상 밑을 기어다녔던 기억까지.
지금은
연필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대,
손끝보다 빠른 글자들이
화면 위를 달린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짧은 몽땅연필이 그립다.
작아서 더 소중했고
남김없이 써내려간
그 작고, 단단한
의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