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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연 Jun 06. 2023

다이어리 스터디 변형해서 진행해 보기

새롭게 시도해 보기

다이어리 스터디. 방법은 참 좋은데... 아는데... 요즘 같은 때에 진정으로 열심히 참여할 참가자가 있을까. 상상만 해도 두 어깨가 딱딱하게 뭉쳐왔다. 


다이어리 스터디는 말 그대로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나 앱을 사용하며 일기를 써준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의 행동과 감정을 낱낱이 알기 좋은 방법이다나도 안 쓰는 일기를 그것도 하루 이상 써주고, 1시간 인터뷰까지 해줘야 하는 걸 누가 참여할까 싶었다. 리서처가 편하려면 사실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만큼 묻고 답변 듣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제일이다. 


그래도 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해보고 싶었다. 마침 회사 제품에 새로 추가한 기능에 관해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던 차였다.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대신, 일기가 아닌 방식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요즘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시도해 보기로 했다.


1. 카카오톡으로 진행한 다이어리 스터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였다. 아래와 같이 가이드라인과 예시를 보내줬다.


##에서 원하는 ##를 찾아보고 ##를 보내보세요. 탐색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 불편한 점 등등 캡처한 화면과 함께 이야기를 공유해 주세요.


가이드라인 덕분에 원하는 내용을 받긴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정제된 내용이었다. 참가자들이 보내준 것은 날 것의 언어가 아니었다.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수정을 거듭한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들을 깊게 인터뷰할 개별적인 인터뷰 지를 작성하기엔 부족했다. 결국 인터뷰를 하며 이들의 경험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이들에게 받은 '사용 일지'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실패한 경험을 발판 삼아, 방식을 다음과 같이 수정했다. 


2. 화면 녹화로 진행한 다이어리 스터디

정제된 워딩이 문제라면, 화면을 녹화하게 하자! 이것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이었다! 이후로 이 방법으로 리서치를 2번 진행했다.


화면 녹화는 큰 품이 들지 않기 때문에 부탁하는 진행자(나)도 참가자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대신, 일이 더 늘긴 했다. 보내준 영상을 그날그날 확인해서 부족한 경험이 있다면 다시 피드백을 줘서 진행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평일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앱 사용 체험 가이드라인>
1. 하루에 한 번 이상 ##를 사용해 주세요. 
2. ##를 사용하실 때 진짜 ##로 활동한다고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 
3. 화면 녹화 버튼을 누르고 사용해 주세요. 중간중간에 어려운 점, 불편한 점, 편리한 점 등을 얘기하면서 사용해 주세요. 
4. 녹화한 영상을 그날그날 카톡으로 보내주세요~
5.  모르는 부분이 생기셔도 실제 ##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보세요.

화면을 녹화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진행하니, 확실히 참가자들도 몰입해서 경험했고, 사용하면서 느낀 반응을 필터 없이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마이크를 켜서 이야기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유튜브처럼


참가자들이 보낸 영상으로 인터뷰 질문지를 다시 만들었다. 참가자별 맞춤 질문으로. 그래야 특정 참가자의 경험을 deep 하게 발견할 수 있다. 참가자들도 본인들의 경험을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전달해 준다.


3. 해보니 정말 장점이 많은 방법론이었다.

정말 정말 장점이 많은 리서치 방식이다. 이 결과를 전달받은 PO와 디자이너의 만족도 또한 높았다. 유저 경험의 호흡이 긴 서비스일 경우, 이 방식이 특히 더 잘 맞을 것이다. 1시간 인터뷰 만으로는 발견되지 않은 내용들이 무궁무진했다. 사용성부터 서비스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발견한 범위 또한 다양했다. 참가자가 보내 준 영상을 보며 나 또한 몰입해서 사용자 경험을 온몸으로 느꼈다. 새로운 행태를 발견할 땐 너무나 기쁜 경험을 했다.


새로운 리서치 방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권태를 느꼈던 시간도 극복할 수 있었다. 늘 하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라 새로운 시각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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