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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리스닝 끝판왕 설명

영어 듣기가 되지 않는 진짜 이유

by 심규열

만약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 글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는 미드는 너무 어려워서 일단 단어, 문법 공부부터 해야 할 거 같다.

나는 실제 원어민 영상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보기보다는 주로 책이나 강의로 영어를 공부한다.

나는 영화는 너무 어려워서 애초에 무자막으로 볼 시도 조차 해보지 않았다.

나는 영어가 그냥 소음으로 들리거나 너무 빨라서 쫓아가지를 못한다.

그런데 막상 자막을 켜면 다 아는 영어일 때가 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은 영어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29분짜리 해외 유튜브 영상 <Why You Still Can't Understand Your Target Language>를 요약해 드릴 겁니다.


제 취미가 영어 학습법 관련 해외 유튜브 영상 보는 건데, 영어 리스닝에 있어서는 이 영상이 끝판왕이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공감되고 명쾌해서 보다가 소름이 돋았었습니다. 영어 리스닝이 안 들리는 원인부터 해결책까지 깔끔히 제시하니 영어에 진심인 분들이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결론 ]

영어 리스닝을 개선시키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오로지 원어민 컨텐츠를 (매우) 많이 보는 것이다.


"No matter how much vocabulary you memorize, if you don't invest a significant amount of time in actually listening to your target language then your listening comprehension will never improve"


(아무리 단어를 많이 외워도,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듣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쓰지 않으면 듣기 실력은 절대 늘지 않는다)



[ 뒤집고자 하는 영어 학습법 ]

"공부 → 실제 원어민 영어 접하기" 순서는 틀림.


즉, 나는 영어 기본기가 부족하니 (당장에 영화를 보면 1도 알아듣지 못하니) 책으로 기본적인 단어, 문법을 공부하고 그리고 나서 나중에 미드, 영화, 영어 유튜브를 보겠다? → 이렇게는 영어 리스닝 실력을 기를 수 없음.


이해력이 떨어지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어민 컨텐츠를 최대한 접해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끼더라도) 영어 이해도를 개선할 수 있음.



[ 우리가 영어를 듣지 못하는 이유]

먼저, 단순 '지식'과 실제 '능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음.


수영을 예로 들면, 수영하는 법을 유튜브 영상으로 공부하는 건 지식. 실제로 수영을 해봐서 점점 빨라지는 건 능력.


외국어 학습에 적용하자면, 실제 원어민을 이해하는 거는 (미드, 영화, 여행 시 대화 등) 단순 지식이 아닌 종합적 이해 능력임.


여기서 종합적 이해 능력이란 2가지임. 다시 말해, 우리는 이 2가지 능력이 부족해서 영어를 이해하지 못함.


첫째, 영어 소리를 구분하지 못함.

예컨대, 연음, 축약, 웅얼거림 등으로 영어가 소리가 아닌 그냥 소음으로 들림. (반면에 한국어와 가까운 일본어는 뜻은 몰라도 소리는 잘 구분할 수 있음)


무자막으로 영화를 보다 전혀 알아듣지 못해서 막상 자막을 켰는데 아는 영어인 경우가 있음. 지식 (알고 있는 영단어, 패턴)과 능력 (소리를 정확히 캐치)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우. 이 괴리야 말로 진짜 영어 리스닝 실력. 아무리 단어, 표현을 많이 외워도 영어 이해도가 올라가지 않는 이유 (소리 구분 능력은 그대로이므로)


"knowledge could never be a replacement for actual practice"


(지식 쌓기는 결코 실제 연습을 대신할 수 없다)



둘째, 빠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함.

원래 글로 봤으면 천천히 읽어서 이해할 내용을, 원어민이 대화로 하면 못 따라감. 너무 빠르기 때문. 설령 소리가 깨끗이 들려도 (소리 구분 능력이 뛰어나도) 머릿속으로 해석하느라 뒤죽박죽 됨.


요컨대, 우리는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영어 리스닝을 못함. 그리고 이건 단순 지식이 아니라 능력의 영역임.



[ 영어가 소음으로 들리는 이유 ]

소리 구분 능력과 속도 따라가기 능력 중에서도 해당 유튜버는 왜 우리가 소리 구분을 하지 못하는 가를 자세히 설명함.


영어 소리를 소음이 아닌 유의미한 의미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3가지 능력이 요구됨.


"These abilities can't be acquired through any amount of conscious study. They can only be developed through actually putting in the hours listening to your target language"


(이 3가지 능력 중 하나라도 빠져 있다면, 얼마나 많은 단어를 공부했든 간에, 영어 리스닝을 듣지 못함. 이 능력은 의식적 학습으로는 결코 기를 수 없으며, 오로지 실제 영어 컨텐츠를 볼 때 향상할 수 있음)



1. 영어 고유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

첫째, 영어의 고유 발음, 톤, 엑센트를 구분하기 (Ex; 한국어에는 없는 r/l 발음, th 사운드)


그렇다고 절대 발음 기호를 공부하라는 건 아님. 발음 교정을 받으라는 것도 아님. 왜? 각각의 독립적 소리 구분과 (이렇게 들을 일은 없음) 실제 빠른 속도의 대화에서 모든 소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은 다르기 때문. 이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는 방법은 인위적 발음 공부가 아니라 실제 영어를 많이 보고 듣는 수밖에 없음.


이 소리 구분 능력은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문법, 단어, 표현, 발음 공부와는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음. 예컨대, 우리는 일본어를 1도 모르더라도 (문법, 표현, 발음 모두), 일본어 소리는 깨끗하게 구분할 수 있음. (한국어와 가까워서 이미 소리 구분 능력이 탑재돼 있으므로)


"The most powerful way to practice this ability is to simply spend many hours listening to full-speed speech in your target language"


(이 능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우고자 하는 외국어를 원래 자연스러운 속도로 많이 시간 듣는 것이다.)


우리의 두뇌는 패턴 인지 기계임. 실제 영어 컨텐츠를 충분히 많이 노출시켜 주면 자연스럽게 영어 소리를 더 잘하게 됨. 소음으로 들리던 게 조금씩 유의미한 소리로 들림.


"your brain is a pattern recognition machine so if you simply provide it with enough opportunity it will naturally get better and better at parsing the sounds of your target language"


(우리의 뇌는 패턴을 인식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기회를 주면 목표 언어의 소리를 점점 더 잘 구분하게 된다.)



2. 연음을 구분하는 능력

그런데 개별적인 영어 소리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더라도 실제 원어민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님.


왜? 실제 대화에서는 연음, 탈락, 생략, 축약 등으로 개별 소리와 다르게 소리 나기 때문. 예컨대, I get a car에서 get a는 실제로는 getta로 변형 & 축약돼서 소리 남.


다시 한번! 이걸 이론적 설명으로 배우려는 건 최악의 접근법. 마치 수영을 유튜브 영상으로 공부하는 행위. 이 실제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 영어를 최대한 많이 들어보는 것.


"in order to actually understand spoken language in real-time, you're gonna have to train your brain to expect these pronunciation shifts on a subconscious level"


(실제 원어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뇌가 이러한 발음 변화들에 무의식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실제 영어를 많이 들으면, 굳이 의식적으로 ‘연음을 길러야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향상됨. 외국어는 무의식적 레벨에서 발전함.


"Realistically, the only way it's possible to do this is through actually logging hundreds of hours listening to the language even if you never explicitly study the rules of connected speech as long as you provide your brain with mass exposure to the language"


(현실적으로, 이 연음을 캐치하는 능력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수백 시간 듣는 것이다. 연음 규칙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뇌에 충분히 노출시키기만 하면 된다)



3. 추론하는 능력

실제 영어 소리는 매우 애매함. (영상에서 이를 phonetic ambiguity라고 부름) Ex) 웅얼거림


따라서 소리 그 자체만으로는 실제 원어민 영어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음. 소리와 더불어 문맥에 따라 추론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임. 유튜버는 이를 'to use context to fill in the blanks'라고 표현. (문맥을 활용해 빈칸 추론)


예컨대, bet과 vet을 소리만으로는 정확히 구분할 수 없음 (개별 단어만 떼어서 들으면 가능하겠으나 매우 빠르고 + 축약되고 + 애매하게 발음되는 실제 대화에서는 거의 불가능)


심지어 소리는 완전히 똑같은 경우도 있음. I gotta (got a) new car ↔ I gotta (got to) go.


그럼 이걸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구분하는가? 우리 두뇌는 자동으로 추론을 함. 대화의 문맥뿐만 아니라 인토네이션, 표정 등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미를 만들어 냄. 야구 방망이 (bet)을 설령 vet으로 잘못 발음하더라도 야구 얘기를 하고 있다면 누구나 bet으로 찰떡같이 알아들음.


"the raw sounds that your ears picked up weren't enough to determine what the word was and so your brain had to deduce the answer by combining the raw sounds with what seemed plausible given the context"


(귀가 받아들인 소리 자체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단어인지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뇌는 그 소리와 문맥상 그럴 법한 내용을 결합해 답을 추론한다)


그런데 이 추론 과정은 매우 순간적이고 다분히 무의식적으로 발생함. 마찬가지로, 이 추론 능력은 어떤 의식적 공부로는 결코 키울 수 없음. 그냥 영어 컨텐츠를 많이 보는 수밖에 없음. 그 과정에서 우리 뇌는 자동으로 추론 능력을 발전시키기 시작함.


"it will use pattern recognition and contextual inference to decode how it works all on its own and this will naturally lead your brain to expect things to sound the way that native speakers actually pronounce"


(뇌는 패턴 인식과 문맥 추론을 이용해 언어를 스스로 이해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어민 발음이 어떻게 나는지 예상한다)


참고로 이 추론 과정은 무의식적 레벨에서, 논리로는 모두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함. 예컨대,


Which words tend to be used with which other words

Which words tend to be used in which syntactical structures and where in those structures do they tend to be used

What meaning does this intonation pattern suggest

What meanings are likely to be being expressed in this situation

Which words reflect those meanings


어떤 단어가 다른 단어와 함께 쓰이는 경향이 있는가

어떤 단어가 어떤 문장 구조에서 사용되며, 그 구조 내 어디에 위치하는가

특정 억양 패턴은 보통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의미가 표현될 가능성이 있는가

그리고 그 의미를 반영하는 단어는 무엇인가


물론, 당연히 안 들리는 부분도 있고, 들리더라도 이해를 못 하는 부분도 있고, 추론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을 거임. 그러나 이거 자체가 필수적인 외국어 학습 과정임. 생각해 보면 언어를 1도 모르는 아이도 이렇게 언어를 배우기 시작함.


"when it comes to this process of utilizing all aspects of context in order to identify precisely what words were said practice means massively exposing yourself to the language and trying failing and occasionally succeeding to understand"


(말해진 단어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문맥의 모든 요소를 활용하는 이 과정에서, 연습이란 언어에 최대한 많이 노출되고, 이해하려 시도하고, 실패하고, 가끔은 성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 결론 ]

수영과 외국어 학습 모두 ‘능력’이라는 점에서 같음.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가 하나 있음.


수영의 경우 처음에는 어느 정도 의식적 학습이 필요함. 예컨대, 팔각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연습함. 이게 능숙해지면 나중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올바른 팔각도를 유지함.


그러나 외국어 학습은 처음부터 무의식적 학습임. 미드, 영화 등 원어민 대화를 들을 때, 뭐가 뭔지 의식적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음.


그럼에도 우리 무의식은 패턴 수집을 하면서 학습 중. 그냥 듣다 보면 소음이 조금씩 깨끗한 소리로 들리기 시작함 (굳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더라도)


실제 대화는 초당 몇 개의 단어라는 매우 빠른 속도와 심히 복잡한 추론, 소리 구분, 연음 파악이 종합적으로 일어남. 의식적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음. 이 근본 영어 리스닝 능력 향상의 밑바탕은 결국 무의식적 본능임 (unconscious instinct)


그냥 앉아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원어민 영어를 보는 거는 처음에는 시간 낭비라고 느껴질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제 영어 노출이야 말로 영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 근본적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임.


만약 그냥 책으로 공부만 하고, 실제 영어 컨텐츠를 보지 않는다면, 아는 단어, 표현은 많아지겠지만 (지식) 영어 리스닝 능력을 기를 순 없음. 이건 마치, 실제로 수영은 안 하면서 수영 잘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똑같은 거임. 그럼 평형 지식은 빠삭한데 정작 실제로 평형은 1도 못하는 바보가 돼버리는 것임.






영어 리스닝을 개선시키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오로지 원어민 컨텐츠를 (매우) 많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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