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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d Kang Jan 29. 2023

호주흔적#30

사진으로 말해요 : 집으로 가는 길

밤 비행 후 눈 떠보니 방콕이다
어서 와 태국은 세번째지만 지하철은 처음이다(BTS)
미리 예약해 둔 숙소의 전망이 예상 밖으로 훌륭하다
저 멀리 벤짜낏띠 공원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클래식한 것에 점점 스며드는
중년의 정서에 그만인 호텔이다
그대로 들고 오고 싶었던 베딩을 칭찬한다(13시간 꿀숙면)
훔친 베개는 노엘 겔러거 하나로 족하다
뜨끈한 물로 여독을 충분히 씻어낸 뒤
호텔에 딸린 타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는다
식전 메뉴인 줄도 모르고 구경만 한 우리다
맛있는 태국 맥주(창)도 잊지 않는다
남은 경비를 모두 터는 날이다
이제껏 방콕에서 먹은 것 중 가장 값 비싼 팟타이와
쏨땀은 우습게도 훌륭한 맛이 났다(자본주의 만세,신선함 머선 일)
그리고 이 똠얌을 시작으로 2틀동안 5똠얌을 한 똠얌처돌이가 나다
식사가 만족스러워 호텔에 딸린 카페도 찾는다
남은 경비 탕진의 목적이 컸지만
차라리 스벅을 갈 걸 하는 후회의 맛이 씁쓸하다(스벅 커피 싫어함)
좀 걸아야겠다(걸어야 에너지가 생성되는 유형의 인간)
아차차 여긴 방콕이다 곧바로 쇼핑몰로 피신한다(더위 못참아)
호텔 커피로 충족되지 못한 카페인을
타이 밀크티로 충분히 보충한다(정말 최고, 천상의 맛!)
구석 구석 구경과 먹거리 쇼핑을 충분히 즐기고
문득 내다 본 풍경이 해피 투게더다
대만의 그곳이 아니여서 아주 살짝 유감이다
브금을 주세요 Happy together by The Turtles
어느 새 어둠이 내린 방콕이 싸와디카다
나름 바삐 움직인 덕분에 허기가 생겨
문득 택한 저녁 메뉴가 하필 또 똠얌이다(1일 2똠얌)
'남은 경비 탕진' 목적에 호텔에 딸린 재즈 바를 찾는다
사랑스러운 인테리어에 벌써 취한다
알쓰 주제에 칵테일도 잊지 않는다
연주가 무척이나 아쉬워 괜히 왔다 후회했지만
메인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컵쿤카)
그렇게 방콕에도 깊은 어둠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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