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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훈 Dec 14. 2018

출판계에도 <손놈>은 있더라.

출판인의 인권과 노동권보다 더 고귀한 컨텐츠는 없다.

아무리 고객은 왕이라지만...

돈 낸다고 오만가지 진상짓거리 하는 '손놈'들까지 왕으로 모시고 싶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애독자'를 자칭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남긴 글을 읽어보면 기가 차다.

쉽게 말해, 그들은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다고는 하지만, 그 책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남긴 '명언'들 일부를 적어보자.

"취미로 오토바이도 몰고 스포츠카도 모는데, 팔리건 말건 출판사 사장들이 취미로 사비 들여 책 좀 만들어 주면 안 돼요?"

"좋은 책을 만들려면 그만큼 투자가 필요하다구요? 그딴 거 우리 독자들이 알 바 아니예요. 책 품질이 나쁜 건 모두 책 만드는 사람들 잘못 때문이예요."

"책 만들만큼 머리 좋은 사람들 생계를 우리가 왜 걱정해 줘야 해요? 좋은 책 싸게 만들 자신 없으면 관두고 다른 일 하세요."

심지어는 이런 말 하는 출판사 사장도 봤다.

"(외국 교수가 다수의 연구자들 부려먹어 가며 10여년간 걸려 집필한 어떤 베스트셀러 학술서적을 보여주며)이만한 퀄리티의 책 좀 만들어 주세요. 계약금은 50만원, 집필 기간은 6개월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 그렇다.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해 지적하면 거기에 맞서 열정 페이 강요하고, <노오오오력> 강조하는 사람들의 어조와 소름끼칠만큼 일치한다. 그야말로 삽 한 자루 던져주고 집 지으라는 논리다. 이런 사람들도 밖에 나가면 대가리에 먹물 들은 식자, 애서가 행세하면서 깨시민 코스프레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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