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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Jan 03. 2016

셋째 날(2), 하노이 수상인형극

06. 어드벤처 in 베트남 - 수상인형극

- 지난 줄거리 - 

하노이에 간 성철은 빈둥빈둥 호안끼엠 호숫가를 걷다가 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


어느 나라에 가건 대체로 그 나라 고유의 색이 잘 드러나는 체험을 하려고 노력한다. 간단히 말해서 전통 문화 체험. 그럼 베트남에는 무엇이 있었나. 바로 수상인형극.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앞에 있는 수상인형극장은 매 공연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당일 예매가 힘든 경우도 많다고. 한 시간짜리 인형극이 하루에 5~6회 공연된다. 지금 든 생각인데, 혹시 한 팀이 하루 공연을 다 소화하고 있는 걸까... 아니겠지.


티켓은 가장 비싼 좌석이 10만 동. 인형이 눈 앞에서 물 첨벙첨벙 거리는 거 느끼고 싶어서 구매. 앞에서 세 번째인가 줄에 앉게 됐는데, 물이 튀거나 하지는 앉는 듯. 다만 의자 앞뒤 간격이 좀 좁아서 불편했지만 1시간이라 다행이었다.

무대는 - 이라고 말하려다 생각해보니 재밌는데 - 커다란 수영장 같은 형태로 돼 있다.  비치 베드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악단이 앉아있고 극 내내 연주와 노래를 한다.


보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건 물에서 어떻게 인형들이 움직이는 가였다. 사진상으로는 물 위에 인형들이 동동 떠있었는데 도대체가 누가 어디서 어떻게 조종하고 있는지 안 보였다.

공연이 시작되고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무대 뒤쪽으로 있는 발이 막 역할을 하면서 인형들이 등퇴장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물 밑으로 긴 막대가 보였다. 무대 뒤 안 보이는 공간으로 몇 사람이 긴 막대 끝에 달린 인형을 조종하고 있는 것.

또 인형들은 간단한 동작도 가능하다. 인형 자체가 흔들리면서 움직임을 갖게 되거나, 인형 안쪽으로 달린 끈을 당기면 팔을 올리거나 하는 동작도 하는데, 이렇게 저렇게 조합하면 인형이 모도 심고, 수영도 한다.


인형극은 14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공연 안내서에 보니 400개의 에피소드가 있다고 한다. 크게 나눠보면 이야기는 두 축이다. 하나는 농사와 관련된 농민들의 생활, 또 하나는 용이나 봉황, 신선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 여기에 그 유명한 호안끼엠 호수의 전설인 거북이와 검 이야기도 나온다.

잠시 여담이지만 하노이에서 이것저것 보다 보니 유난히 거북이와 관련된 전설이나 민담이 많이 보이던데, 물이 많고 거북이가 흔해서 그런 건지... 궁금함.

 

당연한 얘기인 것도 같지만, 수상인형극에서 돋보이는 건 원래 물에 있는 것들의 움직임을 재현할 때다. 특히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볼만했다.


사실 공연 전에 받은 한국어 안내문이 하도 별로여서,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공연 자체는 좋았다. 베트남 전통음악도 꽤 괜찮았고.


공연이 끝나고 발 뒤에서  열댓 명이 우르르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물에서 긴 막대기로 인형 조종하기 쉽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 팔이 다 당긴다.


앞에 보이는 파란 건물이 수상인형극장
사진 속 왼쪽 하얀 칠판이 공연 시간 안내표다. 공연은 하루에 5~6회
호안끼엠 호수를 산책하다 만난 작은 거북이. 이 거북이가 전설의 후예?
무대. 물이 저렇게 차있다.
인형들이 저렇게 물에 동동 떠있는 것 마냥 돌아다닌다.
공연이 끝나고 뒤에서 저렇게나 많은 사람이 나왔다.
연주팀



- 오랜만입니다. 역시 한국에 돌아오면 여행기를 쓰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된 거 천천히 조금씩 정리해나가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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