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바라본 추석 문화
이제 곧 추석이다.
기나긴 휴가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추석날은 친척들을 만나야 되는 부담감이 언제나처럼 존재한다.
예전에는 이해 안 되는 그런 상황들이 이제는 점점 이해가 되는 것 보니 어른이 되었나 보다.
아니면 어른은 아닌데 처한 상황만 어른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얼마 전 처가의 친척들 모임에 같이 참여한 적이 있다.
어른만 20명 정도였는데, 그중에 와이프가 막내였다.
와이프와는 4살이라는 나이차 덕에 나이로는 어른 중에 막내는 아니었지만 나는 자연스레 막내가 되어버렸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 틈 속에서 30대 중후반에 막내로서 지내야 한다는 건 갑작스럽게 다가온 재앙 같은 것이었다.
당연히 가기 싫은 자리였지만, 처가의 등쌀에 못 이겨 자리를 참여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크게 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나이 어린 형님들과 처형들은 나를 의식하는 것이 느껴졌다.
모두가 불편한 이러한 상황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집안의 서열은 왜 또 그리 어색하게 만들어서 지금의 우리는 명절을 기피하게 되었을까?
한마디로 명절이 싫은 이유는 유교사상 때문이다.
한국을 보게 되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 관점으로 볼 때 유교의 나라라고 볼 수 있다.
군과 신하, 부모와 자식, 좁게는 자신과 타인, 넓게는 국가나 사회에 대한 예의와 예절을 갖추어 기본 도리를 다 하는 것은 존경할만한 일이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도덕은 ‘사람’을 위한 도덕이 아닌 ‘정치’를 위한 도덕이었고, ‘남성’을 위한 도덕이었고, ‘어른’을 위한 도덕이었고,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이었고, 심지어 ‘주검 숭배가 낳은 우울함’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조상숭배 사상으로 인한 제사 문화는 우리에게는 조상을 모실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주었지만, 명절 후유증을 남길 만큼의 일거리를 가져다주었다.
내외 사상에 의한 남녀유별은 남자 우월주의에 인한 남녀차별을 가져왔다. 그래서일까 명절날에는 일하는 남편보다는 일하는 아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유교사상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서양문화를 보게 되면 주방에서 일하는 남자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들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주방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유교사상을 기반에 두고 해서는 안 되는 일로 금기시 해왔다. 잘못된 관습인 줄 모두들 인식하고 있지만 기득권을 위한 유교사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자신들이 싫어했던 관습들이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누리게 되기 때문에 보상심리에 의해 어느덧 자신도 예전에 싫어했던 사람과 똑같이 행동한다. 이런 점이 유교의 무서운 점이다. 명절 후에 크게 증가하는 이혼율을 뉴스에서는 남녀차별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 유교사상이 잘못되었다고는 쉽사리 얘기하지 못한다.
유교사상이 잘못되었다고 사회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유교사상의 오점은 우리 뿌리인 조상들에 대한 불경과 더불어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들던 우리의 민족성까지 위협한다.
장유유서, 어른은 공경해야 마땅하지만 이는 친목하고 화목해야 되는 가족과 친척 사이에 서열이라는 서열문화를 가져왔다. 그래서 우리는 모이게 되면 서열을 따지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가족과 친척 사이에 결코 같은 서열은 없다. 위아래만 존재할 뿐이다. 윗사람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면 대든다, 싹수없다 라는 말을 듣게 된다. 타당성 있는 말로 설명을 하기보다는 그저 존경하고 따르기만을 바란다. 이건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가끔씩 미국 영화나 다른 유럽 영화들을 보게 되면 어떻게 저렇게 어른들과 친구처럼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경외심이 들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어른들을 윗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존경하고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잘 맞고 따를만하다고 느낀다면 같이 어울린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많다고 직급이 높다고 특권의식을 가지려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개개인의 성품과 인격에 따라 존경 대상이 구분되는 것이 어쩌면 합리적이면서 옳은 방향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유교사상은 삼국시대 아래로 수용되기 시작하여 고려시대 말기에 주자 성리학의 도입과 함께 조선시대에 이르러 국교로써 나라의 통치제도와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유교사상은 조선시대 왕권시대에는 걸맞은 사상이었을지는 모르지만, 현시대에 와서는 갈등만을 야기하는 사상이다.
최근 삼성 직장문화로 김 부장님, 이 과장님이라는 호칭 대신에 영어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고 한 기사글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는 미국의 문화와 같이 윗사람을 이름을 부름으로서 상하의 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직장 문화 설계가 아닐까 한다. 유교사상의 장유유서와는 대립대는 문화이다.
직장과 같은 경우 운영진에 의해 문화를 바꿀 수는 있지만 친척들과 가족들의 경우는 쉽사리 유교사상을 바꾸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이 조선시대라면 나라의 사상을 통째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금은 2017년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헬조선은 어쩌면 유교사상으로부터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들 싫어하는 유교사상을 따르면서 결국은 자신을 억압한다.
근간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하기에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갇힌 꼴이 되어버렸고, 결국 이곳은 '헬조선'이 되어버렸다.
유교사상이 무서운 점은 기득권을 위한 사상이라는 것이다. 기득권들은 쉽사리 바꾸려 하지 않는다.
유교사상이 뿌리째 뽑히기 전까지는 기득권들은 유교사상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려 들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갈등 없이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모두가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이 글을 공유해서 주위부터 변화시키다 보면 대한민국 전체가 변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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