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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백 있는 삶 Nov 08. 2023

아끼는 사람의 아픈 마음을 잘 달래주는 방법

아끼는 사람을 아껴주는 방법

내 부모님 세대, 그 윗 세대에는 우울증에 걸린 가정주부가 많다. 왜일까?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중요한 존재로서 대접 받기를 원한다. 따라서 우리가 타인의 그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면 우리의 인간 관계는 훨씬 아름다울 것이다."


잘 떠올려봐라. 당신은 분명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 불필요한 말과 행동을 한 기억이 있을 거다. 그리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을 은근히 한다거나,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제일 힘들고 대단한 것처럼 떠드는 것이 그러한 사례이다. 이처럼 사소한 일에서도 우린 중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외에도 우리가 행하는 사회 활동 대부분이 그 활동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해오는 것이 분명하다.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명예직, 시민단체, 심지어는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이다.


나 또한 여태 맺어온 수많은 인간 관계에서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가 이런 기질을 타고 났다고 느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인간 관계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렇듯, 데일 카네기가 언급한 인정 욕구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꽤나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해준 밥

앞서 던진 질문을 생각해보자. 많은 가정주부들은 왜 우울증, 무기력감에 시달리는 걸까. -내가 유일하게 존경하는 사람, 우리 엄마도 살짝 그럴 것 같다고 느끼고.


'눈 앞에 닥친 집안일을 했다. 방청소, 빨래, 설거지는 필수적인 노동이니까. 하루만 안 해도 집구석이 엉망이 되어서 매일 착실하게 했다. 그렇게 수십 년을 보냈다. 오늘 문득 거울을 보니 젊고 탱글하던 피부는 온데간데 없고 깊은 고랑이 자리 잡았다. 몸도 예전 같지 않다. 부정할 수 없이 완전 아줌마다. 체념했다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오후에, 사회에서 직장을 다니던 여고 동창을 오랜만에 만났다. 오래 다닌 직장에서 꽤나 높이 자리 잡고 있었다. 쉽게 말해 잘 나간다. 같이 앉아 이야기해보니 괜히 나는 이룬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주눅 든다. 집 와서 남은 집안일을 마저 한다. 에잇. 이놈의 집구석은 청소를 해도 끝이 없다. 안 하면 더러운 티가 확 나는데, 열심히 치워도 그게 당연한 거다. 내 친구는 이번에 승진했는데, 나는 이 일을 해도 얻는 게 없다. 자존감에 2차 타격이 온다.'


이해가 되는가. 가정주부가 심적으로 불안정한 이유는 스스로 그리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평생 해온 일이 눈에 보이는 결실을 맺어주는 것도 아니고. 주변의 또래와 비교하면 스스로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지기 일쑤이니까.


남편이 아내를 존중해주면 차라리 낫다. 그러나 이 세대의 가장들은 '내가 바깥에서 고생해서 집안 식구 먹여 살린다.'는 마인드를 가진 케이스가 많다. 가정의 지분 90퍼센트 이상이 본인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런 가치관에서 나오는 말들은 아내의 자존감에 직격탄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의 무게를 후려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각자의 고충이 있는 법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는 현실언급하고 싶을 뿐이다. 여러모로 가정주부는 멘탈이 흔들리기 쉬운 처지이기에 자존감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거다.

엄마 없는 자취방에서 먹는 밥

어떻게 하면 엄마를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결론은 이미 다 나왔다. 엄마의 삶이 매우 가치 있음을 우리가 잘 알려주는 거다. 자진해서 브런치에서 텍스트를 읽 정도의 당신이라면 꽤나 괜찮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당신이 건내는 소중한 말 한 마디는, 무너져가는 우리 엄마 자존감의 튼튼한 기둥이 되는데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엄마가 잘 버텨줘서 내가 잘 컸다고 말하는 거다.


아끼는 사람이니까 더 아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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