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2번 유형: HERO

비어트리스 체스넛, <에니어그램으로 깨어나기> 큐레이션


소수의 보살피는 사람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왜냐하면 사실상 그들 말고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마가렛 미드


여러분이 다음 문장들에 공감한다면 2 유형일 가능성이 높다.

- 다정하고 긍정적인 편이며 다른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고 싶다.
-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상대에 따라 내 의견, 선호, 감정까지 나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
-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대의 반응에 너무 많은 주의를 둔다.
-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거나 인정해 주는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 주위 사람들에게 잘 맞추는 편이며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기분이 어떤지 잘 알아차린다.
- 모임에 가면 주위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한지 습관적으로 예측하고 챙기고 있다.
-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고 불편하게 여겨질까 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이나 도움을 요구하지 못한다.



2번은 사랑으로 가득한, 삶에 깊이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2번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타고난 재능이 있다. 나는 사람이 태어난 목적은 결국 나 이외의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신은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시험대를 통해 단 하나를 묻고 있는 것이다. “너는 정말로 사랑을 할 수 있는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타고난 천성으로 사랑에 소질이 있는, 정서적 감수성이 풍부하고 특히 사랑받고 지지받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는 2 번들은 신이 우리에게 주어준 인생의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


2번은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필요한 사랑을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네가 없음 어쩔뻔했냐, 너 덕에 살았다. 네가 없었다면 큰일 났을 거야, 네가 없었다면 못했을 거야’ 이런 말에 전율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돌보면서 자신도 돌봄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내가 사람들을 기쁘게 해 준다면, 사람들도 나를 기쁘게 해 주고 도와주고 지지해 줄 거야 ‘,적어도 사람들이 나를 돌봐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 줄지도 몰라 ‘하고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다.


2번은 사랑받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 방치되지 않기 위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만한 일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곤 한다. 2 번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보여주고,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사람“이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먼저 그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들을 줄 수 있는 사회적인 능력이 발달된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주었을 때, 그들이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을 보며 2번은 이런 행동을 더 강화하게 된다. 관대하고 베푸는 사람이 되어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2번이 이토록 사람들의 감정을 잘 맞춰주고 기쁘게 하는 것은 그로 인해 자신도 감사와 돌봄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2번은 거절당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한다. 때문에 상대의 거절, ”아니요 “라는 말, 거부당한 느낌을 피하기 위해 본인은 아무것도 요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2번에게는 거절당하는 것이 사랑의 반대라고 느껴진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사랑에서 멀어지는 것이 2번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다. 2번은 어린 시절 애정을 박탈당한 경험이 크게 남아있다. 성격 형성 과정에서 주위 어른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던지, 너무 가난해서 부모가 자신을 신경 쓸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던지, 급작스럽게 동생이 생겨 자신에게 집중되던 부모의 모든 관심과 사랑을 빼앗겼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둘째가 생겼을 때 첫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남편이 외도해서 여자를 데리고 들어올 때 아내가 받는 충격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어떤 이유건 한순간에 박탈당한 애정을 다시 되찾고자, 그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고통을 다시 겪지 않고자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하면서 2번의 성격이 강화되는 것이다.


출처: 교보문고, 서른에 읽는 프로이트


2 번들 중에 특히 장녀 콤플렉스, 장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딸/아들 동생 잘 챙기는 착한 아이네? “

“엄마는 딸/아들 믿어.”

“00 이는 누나/형이니까 먼저 양보해야지?”

동생들을 잘 챙기는 맏아들, 맏딸로서의 역할을 했을 때 보호자의 칭찬과 인정을 얻었고, 그로 인해 자신보다 먼저 타인을 챙기는 행동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2번은 어느새 상대의 요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자신의 필요를 뒤로 미루게 된다. 그렇게 타인의 감정을 예민하게 잘 알아차리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일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 집착이 자신조차 미루고 인정받는 데 집착한 나머지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종하려는 시도로도 나타날 수 있다.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보이는 이면에 사람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2번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순수한 사랑의 본질은 완전히 잊은 채, 더 많은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피곤해도 타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게 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바꾼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아니요”라고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 무리하며 맞춰주고 있는데도 중요한 사람이 되어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는 채워지지 않는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맞추느라 자신과의 연결을 잃어버린 것이다.


2번이 깨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감정에 맞추는 자신을 의식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헌신적이고 이타적으로 보이려고 애쓰는 자신의 습관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2번은 사람들은 잘 돕는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자신이 직접 필요한 것을 요구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고자 사람들을 조종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 불건강한 수준에 있는 2번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상호교환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즉, ‘내가 무언가를 주면 상대방도 보답으로 내게 무언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물물교환식 사고는 말하지 않아도, 요구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내가 원하는 걸 받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만든다. 그래서 과도한 기대로 인해 과도하게 먼저 주는 패턴을 만드는 것이다. 이게 지속되어 자신이 원하는 보답을 받지 못하게 되면 2번은 소진되어 크게 분개한다.


타인의 요구가 너무 버거웠음에 스스로 안타까워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했다며 분개하는 데서 나아가, 자신 역시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무의식적으로 결탁했음을 인정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2번은 성장하게 된다.




누가 나를 편안하지 못하게 했는가? 그것은 바로 나였다.


관계의 ‘구원자’ 역할을 자처하는 것은 중요한 사람이 되면서도 거절받는다는 상처받기 쉬운 감정들을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거절당하거나 소외당하는 것, 애정을 박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억누르고 타인에게 맞춰주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기를 시작한 2번이라면 이를 인정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2번이 자기 인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선을 넘어 애정을 갈망하거나 원치 않는 도움을 주면서 사람들을 조종하려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타적이고 독립적이라고 여긴다. 얻기 위해서 베푼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수록, 더 과도하게 사람들에게 매달리고 관계에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호의를 베푸는 것, 도움을 주는 것, 애정 표현등이 빚처럼 느껴진다. 자신도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빚을 갚지 않는 주위사람들에게 분개하거나 화를 내는 게 정당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좋은 사람”이라는 스스로의 자아상을 해치는 수치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억압되어 그림자를 만든다.



2번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은 자신의 더 깊은 욕구를 알아차리고 표현하며,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알 수 없고 그런 행동이 부끄럽게 여겨진다. 그러나 만약 도움을 청하면서 수치심이 느껴진다면 2번에게는 아주 좋은 신호이다. 자신이 취약해 보일까 봐 거절당할까 봐 멈추지 말고 원하는 것을 표현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이는 당연하지만 2번이 인정하기에는 너무 아픈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2번 성장의 핵심은 자신의 집중을 외부의 관계 맺는 것과 타인에게 사랑받는 것에서 자신에게로 옮기는 데 있다. 과도하게 흩뿌려져 있는 자신의 에너지부터 정리해야 하자.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는 버리자. 필요 이상으로, 아무것도 돌려받을 수 없는데도 오랫동안 견디고 있는 관계를 놓아주자. 이 글을 읽으며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들과 자신 사이에 반드시 경계를 세워야 한다.


자신의 경계를 스스로 존중한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그 경계를 존중하게 도와줄 것이다. 시간이 없을 때, 사람들이 너무 과하게 요구한다고 느껴질 때 ‘아니요 ‘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진실한 내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에 집중에 자신의 모습을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2 번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혼자서 시간을 내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뭘 원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보자. 그리고 그걸 스스로 자신에게 해주자. 당신이 그토록 바랬던, 스스로를 알아주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존중해 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당신 곁에 있다. 마음속 어린아이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그 옆에는 스스로를 품을 수 있는 어느새 자라 버린 어른도 존재하고 있다. 더는 밖에서 헤맬 필요가 없다. 이대 기대하고 실망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에게는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제부터는 당신이, 스스로에게 먼저 히어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때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기 신뢰의 가장 의미 있는 사례이다.
_코리 부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