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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May 11. 2022

청와대 안, 성곽길을 걸어요

북악산 등산로 둘레길을 청와대 영빈관 앞을 지나 걸어 본다


2022년 5월 10일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는 타이틀로 청와대를 개방했다. 다른 무엇보다 청와대 안쪽의 성곽길에 관심이 있던 터라 그 둘레길의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걸었다. 큰 소나무들이 담대무쌍하게 길을 지키며 제 자리에서 굳건히 살고 있었다. 높고 푸른 기개였다. 청와대 안에 사는 소나무들의 높은 기개를, 푸른 우직함을, 사람에 견주어 본다. 


개방 첫날이라 어린이극과 국악 마당 등 각종 공연이 열리고 옛 왕실 행차도 펼쳐졌다. 날은 더없이 좋았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적당히 불며 나뭇가지를 산들산들 움직였다. 북악산이 코 앞인 길을 따라 크고 작은 솔방울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 걷는 이를 반긴다. 소나무 다음으로 아카시아 나무가 많아서 이미 꽃은 졌지만 아직 남아 있는 몇몇 나무들로부터 산책하는 내내 아카시아 꽃향기가 간간히 바람을 타고 코끝으로 흘러들었다. 이날의 분위기는 태평성대가 따로 없는 듯 보였다. 긴긴 시간 물심양면으로 닫혀 있던 국민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부디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심정은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해 본다.



청와대 안에 피는 꽃들

'춘추관' 앞 헬기장을 쉼터로 조성해 두었다           '녹지원' 대정원                                           어가행렬

성곽 주변으로는 걷는 길마다 솔방울이 많이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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