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은 본질이 아니다.
나중에는 안쓸것 같아서 생각난 김에 쓰면,
위워크(강남점) 3개월 이용 소감.
1인, 2인실, 3인실 등 인원 수에 따라서 가격이 정해지고, 인원이 늘어가면 단가가 내려가는 식. 4인이면 한달에 약 220만원 정도 하는데, 창가는 268만원쯤. '내륙지방'이면 220만원 정도 함.
부동산 중개기업인 알스퀘어를 통해서 계약을 하면 매달 10%를 세이브할 수 있다. 그럼 220만원이 아니라 204만원 정도가 된다. 무조건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임.
책상은 작고, 조명은 꽤 어두운 편, 시력나빠지기 딱좋음(이전 사무실에 가져왔던 형광등 스탠드를 사용했음, 탁상 조명으로 LED를 쓰는 사람도 있나? ) 사무하는 책상은 매우 좁지만, 회의실, 공용공간, 바 등의 공간이 다양하고 넓어서 불편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음.
4인실을 처음 보면 '와 정말 충격적으로 좁다'고 느낄 수 있는데, 쓰다보면 별 감흥이 없어짐, 개인적으로는 사용 인원의 150%를 사용하는게 가장 쾌적할 것으로 보이나 돈 생각하면 그냥 저스트하게 쓸 생각.
늘 청결하고,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식수, 커피, 얼음 등은 관리할 대상이 아니라 그냥 서비스를 누리면 되는 것으로 인식, 냉장고를 열면 항상 서울우유 나100%, 베지밀 두유가 가득들어있는 것도 든든함.
맥주탭은 층마다 있는데, 오전 8시 부터 보통 저녁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출근한 3개월 60일동안 맥주탭에서 맥주를 따라 마신 것은 10번도 안되는 것 같다. 보통 신규 입주자들은 하루이틀 마시고 다음부터는 눈으로 마시는 편이다. 마시지 않지만 맥주가 있어서 좋은 것. 그게 바로 '언제든지 튀어나갈 수 있는 포르셰 911 터보를 타는 것, 물론 악셀러레이터를 밟지는 않는' 운전자가 추구하는 감성이라고 느꼈다.
혹시라도 공유 오피스 사업을 구상하는 분이 아 그래? 맥주 안마시네? 그럼 맥주는 없어도 되겠지, 아니면 필요할때 가끔 갖다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신다면 완전히 잘못 짚은 것. 맥주는 안마셔도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
근무시간에 맥주를 마실 수 있고, 마셔도 된다는 것이 직원에게는 마시 않음에도 '마신 것'같은 효과가 있음. 맥주가 있다고 콸콸 따라 아무때나 마시는 사람은 본적이 없음.
프린터는 전용 프로그램을 깔아서 인쇄를 날리고 각 층에 있는 프린터에 접속해서 찾아오는 방식. 프린터도 사실 크게 쓸데가 없는 장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인쇄자체를 별로 안하게 된다. 일정량 제공해주는 크레딧으로 차고도 넘치게 사용할 수 있겠다. 물론 업무 특성마다 다르겠지. 8만장씩 인쇄하는 모 대학 조교는 안되겠지.
무선 인터넷은 제공해줌. 필요하면 유선도 넣어준다. 속도 사용에 지장은 없지만 약간 느린드한 느낌도 든다. 물론 돈을 더 내지는 않는다.
회의실은 강남점에 약 20~25개 정도 있는 것 같고, 앱이나 웹에서 미리 예약하면 지정된 크레딧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예약하고 사용하고 비켜주고 하는 질서는 매우 잘 잡힌 편이다. 회의실마다 스크린이나 컨퍼런스콜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준비되어있다.
사무실 칸막이가 그냥 투명유리로 되어있어서 지나다니며 훤히 다 보이는 편이다. 처음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에 따라서 시선도 같이 이동했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이것도 무감각해짐.
모르는 사람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은 사무실을 좀 긍정적인 의미에서 낯설게 하기에 좋다고 본다. 적어도 츄리닝 바지에 쓰레빠 짝짝 끌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여기저기에서 온통 영어를 쓰는 사람이 많아서 리스닝 공부도 되고 그렇다.
춥다거나, 전구가 나갔다거나, 누가 심하게 떠든다거나 하면 커뮤니티의 관리자에게 '티켓'을 날리면 바로바로 처리해준다. 나로서는 주로 처리를 하는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떠밀어버리니 비교적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라운지의 직원들이 좀 더 밝게 웃어주었으면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언제나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므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꾸벅.
위웍닷컴, 커뮤니티에는 약 9만명의 위워커가 있다고 하는데, 외국인들은 주로 구인을 하는 편이고 한국인들은 주로 자기 회사 홍보를 하는 편인 것 같다. 아마존 서버를 사용하는 것 같은데, 시스템완성도는 좀 낮은편. 앱은 특히 더. 하지만 굳이 뭘..
해외지점을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지점을 크레딧에 맞춰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특징. 을지로점을 한 두세번 이용해봤는데, 카드, 와이파이, 머그컵까지도 모두 같은 형식, 제품이라서 좋았다. (참고로 을지로 점은 강남점보다 시설적인 면에서 3배정도 더 좋은 듯.)
3개월이나 있었는데, 같은 층의 매일 얼굴 보는 사람들과 인사조차 하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 뒷방의 한국/미국 조합의 회사분들과는 최근에 인사를 한정도. 뭐 굳이 친할필요는 없다마는.
다시,
10명 정도 지낼 사무실을 꾸미려면 (강남기준으로) 임대료 월 4~600만원, 온갖집기, 소모품, 식음료, 종이컵, 화장실 휴지, 인터넷, 보안, 인터넷, 프린터 A4 용지까지도 일일히 구매해야한다. 사무실 건물만 빼고 모든 것을 다 구매하거나 임대를 해야한다. 쉽게 말해서 돈을 내고 또 내고 또 내야한다. 돈을 내는 일은 누가 알아주고 월급을 주지는 않는다.
책상부터 모든 집기를 다 구매하는데, 왜 사무실은 임대해야하지? 라는 의문이 다 들었다. 같은 값이면 사무실을 제대로 갖춰놓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었다 나도. 그런데, 앞으로는 그럴 생각이 별로 없어졌다. 같은 값에 평당 180이 넘어가는 인테리어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저렴한 임대료에 저렴한 인테리어를 갖추게 되는데, 들어가는 돈은 비슷하다. 물론 돈은 임대료 한번만 내면 되니 경영하는 입장에서 심적인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만약 자기 건물이 있어서 그 건물에 자기 회사를 입주시킨다고 하면, 내 생각에는 그걸 임대를 해줬을때의 기대수익과 공유사무실을 썼을때의 비용과 기대편익을 비교해볼 것 같다. 기대수익보다 비용 대비 기대편익이 크다면 당연히 그게 맞을테고, 기대수익과 비용 대비 기대편익이 서로 같다고 해도 그게 맞지 싶다. 언제든지 짐싸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갈수 있다는 다이어트한 느낌. 그게 내 강남 위워크에 3개월 있어본 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