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하면서 되도록 이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돌아오는 길 내내 슬픔에 빠진 나를 확인할 뿐이었다. 가을 하늘처럼 맑은 날씨가 좀 위로가 되려나 걸었지만 도리어 영화 속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영화 <호빗>에서 현자 간달프는 악을 막는 것은 거대한 힘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과이며 친절과 사랑으로 베푼 작은 행동이라 생각한다 말했다.
역사를 남기는 사회마다 기억되는 그림자가 있다. 그것은 특별한 경계석이 되고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주는 성스러운 이정표 같은 것이 된다.
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이 스스로 성스러워지고자 싸웠겠는가. 그들이 힘껏 내야만 했던 용기는 특정한 이념에서 발원한 마법 같은 힘이 아니다. 평범치 않은 상황을 마주한 사람들이 평범한 인간의 삶을 지켜내고자 했을 뿐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을 때 용기를 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싶었다. 눈물을 닦아주진 못 해도 같이 울며 운전대를 놓지 않던 그 택시운전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