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어낼 때가 있다. 끓는 수육 위로 보글보글한 소리로 올라오는 그것을 조심스레 걷어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의 때가 있듯 지척에 그리움의 장소를 두고도 흘러가버린 시간의 흐름에 고개를 돌려야 할 때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이전 과거의 나를 발견할 만한 곳에 왔기 때문일까. 영 좋지 않은 감상만이 나온다. 달려드는 벌레 소리에도 무신경한 나는 무엇을 바라야 할지 모르겠다. 하긴 바란다고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건만, 소망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별을 본다. 빛나는 북극성 주변으로 꾸물대는 사람의 꿈들을 본다. 그래서 생각한다. 때가 온 것이 아니라, 때를 정할 순간이 찾아온 것이 아닐까. 그것이 그것인가, 싶지만 걷어낼 것은 걷어내고 시간의 흐름에 맡겨야겠다 생각한다. 맞다. 때로는 그냥 나를 드러내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