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아이들의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에게

by 쓴쓴

어릴 때 난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좋은 사람조차 되기 어렵고 착한 놈으로 살아가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배웠다. 어설프게 착하다간 빗맞은 뒤통수에도 매 번 눈물만 흘릴 것이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기엔 살아남을 생각만 하는 내가 너무 한심해 보였다.


거짓말도 배웠고 나를 숨기는 법도 익혔다. 유치원에서 하지 말라던 일은 조금씩 정도 차이일 뿐 다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아이들의 어른이 아니라 어른들의 어른이 되어간다.


나이가 차오를수록 내면의 여유와 눈물의 그릇도 차오를 줄 알았으나 그저 고일뿐이었다. 어디선가 흘러온 알지 못할 부유물과 혼합물, 그것이 일용할 마음의 끼니였다.


더 자주 마음껏 웃지 못하는 일상을 마주하면서 한 가지 깨달았다. 나의 비관은 습관이 아니라 어쩌면 달관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