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과학자는 종종 오해를 받곤 한다. 이는 과학이 지니는 환원주의적 시각과 특수한 엄밀성 때문이다. 과학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며, 우리가 가진 평범한 인식론을 벗어나기 때문에 보통 인문학이 질문하는 인간의 삶과 사회에 관해 과학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거라 속단한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반증이 여기에 있다. SKEPTIC KOREA VOL.19라는 잡지는 하나의 예로 과학을 연구하거나 과학적 사고(혹은 비판적 사고)를 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 본연(과연 그런 보편이 존재하는가 묻는 일을 포함하여)에 대하여 질문하고 인류 전체에 관심을 갖는가를 보여준다.
특별히 이번 판의 주제는 공감과 연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과학의 질문과 답을 내리려는 노력이 얼마나 그 저변을 확장해 왔는지 궁금한 독자들은 관심을 가질만하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에 발행된 잡지가 과연 인간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가, 또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어떤 답을 내려주고 있는가 알고자 하는 예비 독자를 위하여 두 가지 중심단어를 골라냈다. 하나는 '마음이론'이고 또 하나는 '초사회성'이다.
마음이론과 초사회성은 이번 호가 내세우는 '공감'과 '연대'라는 중요 어휘와 각각 맞닿아 있는 동시에 상호 의존하는 용어다. 우선 마음이론에 대하여 논해보자. 마음이론은 한 마디로 말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인간이 가지고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공감의 인식과 감정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타인의 마음이 어떤지 추론하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작용으로 타자를 모방하도록 하는 '거울 뉴런'의 역할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마음이론 덕분에 재미있게도 초현실적인 의미가 일상에 스며든다고 이 책이 소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평소에는 그저 우연히 일어났다고 여겨졌을 일이 인과관계의 법칙을 따라 현실을 뛰어넘는 '초현실'이라고 해석되고 동시에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이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내는 신호>라는 칼럼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초사회성은 인간만이 가지는 특이한 사회성으로 곤충 군집이 한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집단성과는 다르다. 또한 집단을 이루며 살아가는 동물들의 내집단 위주 이타주의와도 상이하다. 이는 유전자로만 이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사회적 능력으로 문화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서에서는 이를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라고 소개하며 혈족 선택과 호혜성 이론이라는 유전자 위주의 진화론과는 반하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이번 판은 물리학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관계를 소개하기도 하고 집단을 이해하려는 유전학의 시도를 서술하기도 한다. 그리고 곁가지로 사회를 통제하려는 여러 디스토피아적 시도들을 우려의 눈길로 다루고 있으며 지구 밖 생명의 존재 여부에 천착하기도 하다. 회의론자들의 잡지답게 과학의 눈길로 신의 여부를 논하기도 하며,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 잡지의 독자들은 과학을 통해 인간사회와 신, 종교의 영역까지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것이 비단 인문학이나 형이상학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며 과학도 의문을 가지고 질문할 수 있으며 과학도 나름의 입장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완전히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는 반문을 제기하려는 이들도 있겠다. 하지만 과학의 여러 시도들이 다양하게 담긴 이러한 잡지를 읽는 행위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여러 면을 이해하고 서로 연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탐색하지 못한 다른 영역으로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기에 이롭다는 데 이견을 가지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