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한 소년

《Hunza, PAKISTAN》

by 엔리께


사진은 포르투갈, 포르투





하나의 생활권 속으로 내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종의 신고식 같은 것을 거쳐야 했다.

-웨어 아유 프롬?

-치나 오어 자폰?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여행자라면 일단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던지고 보는 듯했다.

- 아엠 프롬 코레(코리아)

중동 쪽 몇몇 국가에서는 한국을 모르는 현지인들도 이따금씩 보였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한국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은 자신 있게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 이스트 코레, 웨스트 코레?

음... 잠시 생각을 한 뒤, 사우스 코레,라고 나는 답했다. 흔치 않은 한국 여행객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훑어보고 몸을 더듬어가며 물어보는 이런 식의 인사는 매번 적응이 쉽지 않고 민망하지만 자신의 나라를 찾은 손님에게 베푸는 일종의 환영이라 생각해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파키스탄 북부의 어느 마을에 도착했을 때 겪었던 환영식도 오래 두고 기억에 남는다. 한참을 따라오던 한 소년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 아 유 프롬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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