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사랑니를 뽑고 나서 발견된 충치 때문에 낭시에 있는 한 치과를 찾게 되었다.
구글 리뷰를 꼼꼼히 비교해 보고 고른 곳이었는데 최대한 빨리 예약을 하려다 보니 결국 어시스트 덴티스트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다. 뭐 별 상관없겠지...
이젠 치과를 들어가면 입을 헹굴 수 있는 곳이 있는지를 먼저 살피게 된다.
결론은 이곳에서도 입을 헹구는 사치 따위는 없네.
일전 티옹빌 치과에서 오른쪽 어금니 충치를 제거하고 임시로 뭔가를 메꿔놓은 상태였는데 이 어시스트 덴티스트는 오늘 스켈일링만 해 주겠다고 했다. 복잡한 거는 자신의 동료가 2주 후에 해줄 거라면서 말이다.
"6개월에 한 번씩 무료로 스케일링을 받으실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잊지 말고 꼭 챙기세요."
그녀는 굉장히 꼼꼼하게 스케일링을 해 주었는데 문제는 다 끝난 후 입을 헹구기는커녕 입에 남은 이물질들을 뱉을 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내가 웅얼거리면서 이거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그녀가 대답했다.
"그거 그냥 물일 뿐이에요. 삼키면 되는데..."
흐잌... 못 삼키겠는데요...
그녀는 결국 석션을 켜더니 내 입에 갖다 댔다. 거기다 뱉으라는 의미였다.
나는 시키는 대로 석션을 물고 아기처럼 입을 오므려 불쾌한 액체들을 다 뱉어내는데 순간 현타가 와서 웃음이 터졌다. 내가 웃으니까 그녀도 따라 웃더라.
진짜로 이 나라 사람들은 치과 치료받을 때 다 삼키는 건가...? 우리나라 치과는 입 헹구라고 새 컵에 자동으로 급수까지 되는데!
그녀는 다음 주에 오면 왼쪽 사랑니에 숨어있는 작은 충치를 직접 때워주겠다고 말했다.
"사랑니를 치료해요? 한국에서는 사랑니 치료 안 해주고 그냥 뽑던데요..."
실제 나는 학창 시절부터 치과 갈 때마다 사랑니 충치를 봐달라고 말했는데 하나같이 거절했었다.
'가지런하게 자랐으니 쓸 만큼 쓰고 나서 그냥 뽑아버리세요.'
하지만 그 말은 반만 맞았다. 이렇게 사랑니옆에 숨은 충치로 인해 옆 치아 치료에 큰돈이 깨지게 생겼으니 말이다.
그녀는 "치료 못할 거 뭐 있나요?"라고 간단하게 대답했고 결국 나는 사랑니 충치 치료에 동의를 했다. 솔직히 충치 치료는 환급이 된다는 말이 가장 설득력 있었다.
정작 치료가 급한 치아는 오른쪽에 임시로 때워놓은 건데 그건 본인이 못해준다고 2주를 기다려야 된다네...
흠... 그래도 프랑스에서 치과 2주 기다리는 건 양반이지.
그녀는 치간칫솔도 두 개 선물로 주면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나는 이제 프랑스에서 치과도 혼자 다니게 되었다.
참 대견하구나 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