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편지를 주고받는다면 무슨 말을 하게 될까?

From, To - 시간과 공간에서 온 편지 : #1 첫 편지

by 앙상블리안

들어가는 말


음악이 편지를 주고받는다면, 우리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여기 두 작곡가의 편지가 시작됩니다. 한 작곡가대한민국 서울에, 다른 작곡가독일 만하임에 있습니다. 두 작곡가는 한 달에 한 번씩 총 4번에 걸쳐 시간과 공간에 대한 편지를 주고받을 겁니다. 두 사람은 편지를 통해 각각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곡을 작곡합니다. 두 사람은 시간도, 공간도 다른 곳에 있지만 한 가지는 함께 공유합니다. 바로 앙상블 조이너스입니다.


앙상블 조이너스의 [시간과 공간에서 온 편지]



To. 작곡가 강영원 님께 보내는, 아직은 어색한 첫 편지


작곡을 시작하고 수많은 마감을 겪어왔지만, 이렇게 글과 악보를 교환하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은 제게도 낯선 경험입니다. 더욱이 저는 앙상블 조이너스와의 협업이 처음이라 조금 더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빈 오선지를 마주하는 작곡가들의 심정이 다 비슷하겠지만, 저는 가끔 빈 오선지라는 공간에 갇혀 좋은 소리가 생각나도 제대로 옮기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오선지 속 공간을 채워나가지 못하는 나를 보며, 또는 늘 습관대로 적어가는 나를 보면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처참한 심정까지 들 때도 있었죠.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차라리 그 공간에 철저하게 갇혀보기로 했어요. 오히려 제가 여태 해왔던 방법들을 다시 면밀하게 살피고, 빈 오선지 안에 치열하게 스스로 감금되어보는 것입니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내가 이미 가진 것들을 관찰하고 정리하다 보면 또 다른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선생님도 어떤 질문을 찾아 열심히 작업하고 계시겠죠. 음악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마감 때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참, 보내주실 시간 모티브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022년 3월 14일

From. 임경진



공간에 대한 모티브 by 임경진



✍︎ 우체부의 한마디

안녕하세요. 시간과 공간에서 온 편지를 배달하는 우체부입니다. 편지 배달하는 김에 여러분에게 악보를 보는 방법을 쉽게 설명드릴게요. 임경진 작곡가는 공간에 대한 모티브를 작곡하여 보내왔습니다. 아참, 모티브를 처음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여러분이 처음 보셨을 만한 단어에는 관련 링크를 밑줄로 달아뒀습니다. 잠시 확인하시고 돌아오시면 더 재미있게 글을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임경진 작곡가는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현대음악 작곡가입니다. 현대음악은 현존하는 작곡가가 만드는 클래식 음악을 뜻해요. 음, 그러니까.. 현대음악 작곡가는 살아있는 베토벤이라고 하면 이해가 더 잘 되실까요? 하하. 독일에 있는 작곡가답게 제목부터 독일어군요. platzeit는 임경진 작곡가가 만든 합성어입니다. 독일어로 platz는 공간, zeit는 시간을 뜻해요. 시간에 엮인 공간. 또는 시간에 갇힌 공간이라고 보면 좋겠네요.


오선지를 하나의 공간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 철저히 갇혀 진리를 찾아보겠다는 임경진 작곡가의 모티브에서는 리듬이 눈에 띕니다. 위에서부터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4명의 연주자가 함께 하네요. 플루트는 소리를 내지 않고 바람소리(air)로 시작해 혀로 공기를 막아 리듬을 만듭니다. 바이올린은 손 끝에 절반만 힘을 주고(half pressure) 공허한 듯한(quasi niente) 소리를 만드는군요. 첼로에게는 피치카토 후 비브라토를 많이 하라고 합니다.(molto vibrato) 피아노는 포르테(f, 세게)로 연주 후 바로 갑자기(subito) 피아노(p, 여리게)로 연주해야 하는군요. 그리고 아주 작게 두 번째 마디 끝에서 악기들이 만납니다.


정리하자면 임경진 작곡가의 곡은 순간적인 어택으로 리듬 연주와 바로 허공과 공간을 느낄 수 있는 바이올린 소리 후 작게 울리면서 마치네요. 말로만 이야기하니 와닿지 않으신다고요? 한번 같이 들어보시죠.


platzeit motif (Kyungjin Lim)


설명 후 들어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이 모티브로 임경진, 강영원 작곡가는 공간에 대한 작품을 각자 작곡하고 다음 편지에서 또 교환할 겁니다. 임경진 작곡가의 다음 편지가 궁금해지네요. 그나저나 강영원 작곡가는 편지를 보고 어떤 답장을 보냈을까요?


- 답장 보러 가기

초, 시, 일, 하루, 천년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 #2 강영원 작곡가의 편지



From, To - 시간과 공간에서 온 편지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국내 대표 청년 장애/비장애 통합 예술단체인 앙상블 조이너스를 중심으로 강영원, 임경진 작곡가가 편지와 음악을 주고받습니다. 앙상블 조이너스는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상헌, 지적장애 첼리스트 김어령과 바이올리니스트 강아연, 이주미, 플루티스트 윤승호, 피아니스트 심은별이 함께 합니다.


KBS3 라디오에 소개되기도 한 조이너스는 팀명 Joy in Us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을 '우리 안의 기쁨'으로 여기며 함께 연주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4일에는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입니다.


앙상블 조이너스(Joy in Us)


작곡가 강영원, 임경진 (왼쪽부터)

작곡가 강영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앙상블 조이너스, 앙상블 아디나, KBS교향악단 실내악시리즈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작곡가 임경진은 한양대학교 졸업 후 도독하여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석사 졸업 후 현재 박사과정으로 앙상블 TIMF, 충북도립교향악단을 비롯한 협업과 출판사 Impromta 소속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공편지를 만드는 사람들

작가 최지선
AD 윤정진
일러스트레이터 시옷(sy._.ot)
기획 심은별
앙상블 조이너스 (강아연, 김상헌, 김어령, 심은별, 윤승호, 이주미)
작곡 강영원, 임경진



음악문화기업 앙상블리안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하우스콘서트홀을 기반으로 문턱이 낮은 음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바쁘고 급한 현대사회에 잠시 느긋하고 온전한 시간을 선사하는 콘텐츠들로 여러분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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