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엔터테인먼트의 변신 1/5

TV도 사라질까?

by 홍조디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하지만 홈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소비자로써, 요즘 감지되는 변화에 대하여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어찌 보면 이미 가속이 붙어버려 선로 변경도 어려워진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왜 TV 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라질 것인지. 앞으로 5년에서 10년 사이에 우리 집에 TV가 아닌 어떤 홈 엔터테인먼트가 집안을 차지할 것인지.


왜냐하면, 예전에 한번 체감해 본 적이 있는 음악사업의 변화와 지금 체감되는 TV 시장 내의 변화가 너무나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음악 사업과 같은 선로를 탔다면, TV 사업 판로도 얼마 안돼서 완전히 뒤집어질 것이다.


그래서 TV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첫 음반을 구매한 29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내 음악 소비 경험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훑어보려고 한다.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넓고 아주 얕게. 상세한 주제는 하나씩 나눠서 다음에 파보도록 하고 말이다.


Outline:

1. 음악 사업의 변화

2. 영화 사업의 변화

3. TV 사업 변화의 신호들

4. What’s the next TV?

5. 결론


1. 음악 사업의 변화

5162174530_479ae6b007_b.jpg 카세트테이프는 더 이상 음악 재생용이 아닌, 아트 만드는 재료가 돼버렸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초등학교 시절에 티브이에 나오는 김완선과 소방차를 보면서 미칠 듯이 흥분했고, 따라서 춤을 추기 위해서 카세트테이프를 사기 시작했다. 젊은 버전의 잘생긴 윤상에 반하면서는 쉽게 늘어지는 테이프가 아닌 엘피 판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윤상을 소중히 다루듯, 윤상 엘피판을 소중히 닦아댔다.

고등학교 때 집에 켜져 있던 뉴스를 보던 중에 CD를 소개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엘피판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에 들고 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기자의 얘기에 나름 충격적이었다. 저 반짝이는 동그란 원판에서 음악이 나오다니. 어느새 주변에는 시디플레이어를 갖고 다니는 친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학생이 되면서 주위에는 시디플레이어가 아닌 엠피쓰리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시디플레이어를 갖고 다니면, 아직도 이런 걸 가지고 다니냐고 놀림을 받는 분위기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몇 군데 이직을 통해서 취직한 곳이 해외 음반사였고,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가 골칫덩어리 문제로 시디 판매 부진에 조금씩 영향이 가해지는 상황이었다. 물론 여전히 시디 판매가 주 수입원이라서, 디지털 음원 사업은 경계대상이자 신규사업 잠재력을 갖춘 양면의 날을 가진 칼이었다.


그러다 보니, 업계의 대책 회의가 빈번히 이루어졌고 미팅에 참석하면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한 번은 음반 협회에에서 주최하는 디지털 음원에 대한 대책 미팅에 참석했는데, 불법 음원 다운로드에 대한 굉장히 활발한 의견이 오갔던 것이 기억난다. 불법 다운로드가 얼마나 나쁜 건지 홍보하는 캠페인을 하자는 내용. 불법 사이트에 다 소송을 걸어야 한다는 내용.


그 당시 2002년 이십 대였던 나는 젊은 사람을 대신해서 의견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떨리는 목소리로 의견을 냈다.‘이것을 막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는 다 디지털 음원을 듣는다. 막는 것이 아닌 활용하는 안이 필요하다고.’


나의 젊음은 열정은 있었지만 구체적 방안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 미팅에 앉아있던 그 당시 유명 엔터테인먼트 변호사 분께서 답답하지만 비즈니스 맨으로써 인내심 있는 표정으로 방안을 쳐다보고 있었고. 나이 드신 음원협회 참석자 분께서 손녀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마음으로 나를 쳐다보며 눈을 찡긋해 주셨고, 그렇게 미팅은 또 결론 없이 끝났던 것 같다.


12년이 지난 2014년, 미국 음반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드디어 디지털 스트리밍 음원 수익이 시디 음원 수익을 넘어섰다.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2014년 수입이$1.87조 (Billion)으로 시디 판매 수입 $1.85조 (Billion) 시디 수익을 넘어서게 되었다.


음악이라는 엔터테인먼트는 꾸준히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도 음악이 우리 삶에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줄어들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 사업은 매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Futuresource-AV-Market.jpg 2009 Futuresource Consulting


기존의 시디 판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음악 비즈니스는 위 그래프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MP3 파일의 등장과 함께 바뀌어가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는 판도가 뒤집어져 버렸다. 더 이상, 음원을 CD 에 찍어서 음반 가게에 유통하는 사업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CD 사업은 어떻게 보면 곰국 비즈니스와 같아서, 뼈 대신 좋은 음원을 끓이고 끓여서 국그릇에 담아 많이 팔수록 수입이 남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약 1,2000원을 주고 CD를 구매해서 디지털 음원으로 전환해서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담아서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 원하는 곡을 바로 다운로드하여서 즉석에서 들으면 되는 거다.


창작자들도 더 이상 자신의 음악을 시디로 구워서 유통해달라고 음반사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다. 만든 음악을 원하는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사이트에 올리면 되는 것이고, 중간 상인들 없이 수익을 나누어 가지면 되는 것이다.


예전에 동네 카페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동네 아티스트 Dogcatcher. 그들의 공연에 반해서 공연 후 CD를 구매하려고 다가갔더니, CD 대신 Bandcamp 에 만들어진 웹사이트가 적힌 전단지를 받았다. 웹사이트에 들어가니 가격은 내가 내고 싶은 만큼만 지불하고 음악을 다운로드해가란다.

dogcatcher bandcamp.png Bandcamp Website


물론 인디밴드이고, 인디밴드들이 모이는 사이트였지만. iTunes, Spotify, Amazon PrimeMusic, Google Music 등 메이저 서비스에서 메이저 음반사의 음원 같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CD 판매 위주로 이루어졌던 음악 비즈니스 생태계가 현재는 디지털 음원 판매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뮤직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의 회사들이 서식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지난 음악 생태계의 흐름의 주인공 들의 등장을 극 단순화한다면 라디오(1920년), 엘피 (1948년), 카세트테이프(1963년), 씨디 (1982), 엠피쓰리 파일 다운로드 (1995), 엠피쓰리 파일 스트리밍 서비스(2000 Pandora Media기준) 정도가 될 것 같다.


라디오 이후 음악 매개체 변천사

음악 매개체 변천사.png


음악 매개체 재생 기기 변천사

음악 매개체 재생 기기 변천사.png 한글로 썼다 뿐이지 순 영어 투성이군.


생태계 주인공들이 바뀔 때마다 먹이 사슬 또한 많은 변화를 겪는다. 카세트테이프와 카세트 플레이어를 만드는 회사들은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과 소니같이 대형 가전제품 회사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변덕스러운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변 신을하 기란 쉬운 게 아니다. 대형 가전제품 회사도 더 버틸 재무력이 있는 것이지, 변화에 매번 맞추어 변신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긴 하다. 지금 삼성전자 오디오 제품은 와이어리스 스피커 만드는 소노스라는 작은 회사에 미국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 워크맨으로 잘 알려진 소니도 엠피쓰리 파일로 시장이 물을 갈아탈 때 애플에게 밀려 버렸다. 억울한 것으로 따지면 엠피쓰리 플레이어를 제일 먼저 만든 대한민국 중소기업 새한 정보 시스템 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변덕스럽고 요란한 세상이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벌어지는 곳일 수 도 있고.

좀 더 빠르고, 편하고, 싸게 음악을 듣고자 하는 시장의 욕구를 먼저 충족시켜 주는 회사가 승자가 되는 세상이다. 욕구가 충족이 되었을 때 시장은 빠르게 기존 제품과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과 방식을 기쁘게 맞아들인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많은 회사들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빠르게 움직이는 회사가 시장의 간택을 받고 살아남아 사랑을 받는다.


문제는 시장의 변화의 조짐을 어떻게 간파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회사들이 시장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 극 소수만 살아남아 변화의 주인공이 된다.

그 변화의 신호는 어떤 것들일까? 미리 신호를 감지하고 변덕스러운 시장의 요구에 맞게 더 빡세게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소니나 삼성이 소노스를 대치하는 물건을 먼저 만들어서 시장을 점령했다면? 거원이 판도라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거나 그런 회사를 인수했다면?


물론, 운영 능력과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다. 위 회사들이 기회를 선점해도 다 말아먹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신호를 감지했다면 전략적으로 더 유리한 방향으로 회사의 자원을 우선 분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변화의 신호로 돌아가서. 음악 사업에 있었던 매우 다이내믹한 변화들을 보면 그 이전에 무수한 신호들이 있었을 것이다. 모든 변화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오랫동안 쌓여온 것이 한 번에 터질 수는 있지만, 변화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이고 발효되어 만들어진다. 지진과 같은 기상 변화의 예측은 거의 불가능 한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 변화는 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당연하면서도,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는 신호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변화에 참여하는 신규 사업 수의 증가

2. 이용자 수 감소

3. 업계 회사들의 사업 부진


매우 지극히 상식 전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이 특히 기존에 잘 하고 있는 회사들은,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거나 대항하여 싸우려고 한다.


중요한 건 이러한 변화가 매우 오가닉 한 변화여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또는 정부가 임의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변화는 시장이 요구하는 변화가 아니다. 예전에 3D TV가 CES 전시회와 매장 공간을 차지할 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이동이 아닌, 업계에서 임의적으로 만든 신호 들이다.


음악 비즈니스 업계도, 음원이라는 핵심 콘텐츠의 수요와 인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 음원을 판매하는 형태의 사업은 많이 변화되었다. 매번 변화에는 소비자의 빠르고, 편하고, 저렴한 가격의 욕구를 반영하는 신규 사업의 등장이 거세게 들이닥쳤고, 그에 따라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 사용자의 수는 빠져나갔으며,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는 손님을 잃으면서 사업도 문 닫게 되는 자연스러운 순차를 밟게 되었다.


이건 음반 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대부분 업계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비슷한 경험을 겪게 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의 차이간 있을 뿐. 음악만큼 홈 엔터테인먼트에 영향을 주었던 비디오도 비슷한 변화를 경험했다.



이미지 순서대로 source:

http://iri5.com/

2009 Futuresource Consulting

https://dogcatcher.bandcamp.com/album/kilr



source:

https://ko.wikipedia.org/wiki/엠피맨닷컴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radio

https://en.wikipedia.org/wiki/Pandora_Radio

https://answers.yahoo.com

https://en.wikipedia.org/wiki/Compact_disc

https://en.wikipedia.org/wiki/LP_record

https://en.wikipedia.org/wiki/Compact_Cass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