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11화
❍ Chapter. 공연연출 입시 함께 공부할까요? 11화 세 줄 정리.
ⓒ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 극장의 경계 밖에서 이뤄지는 연극적인 시도, '탈극장'
✅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시도와 고민이 가능한 계기로서 작용할 수 있다.
✅ '우주마인드프로젝트', <로드씨어터 대학로> 등의 시도
❍ Chapter.1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은 '탈극장'의 시도
ⓒ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11화
✅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은 '탈극장'의 시도
코로나19는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당장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일자리를 잃고, 일상을 위협받았다.
특히 인구 이동이 제한되는 조치가 취해지자 사람이 모이는 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공연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연극 공연은 2020년 2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높은 감염률이 예상되는 곳으로 지목받았다.
대부분이 소극장인 연극 극장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배우와 관객들이 밀집되어 있고,
눈 앞에서 배우들이 말하고 호흡하는 탓에 감염 위험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령 상 '공연 시 관객 간, 객석 및 무대간 거리 2m'를 유지해야 했으며
이를 위해 관객 사이의 객석을 한 칸씩 비워둔 채 공연을 하거나, 아예 공연과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무엇보다 관객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극장을 찾지 않았기에 공연산업은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많은 연극인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열심히 준비한 작품을 취소하게 되는 비극을 맞았지만,
그와 동시에 전통적 극장공간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대에서 배우는 연기를 하고 관객이 객석에 붙어 앉아서 공연을 바라보는 형태 자체에서 벗어나서,
아예 극장 밖으로 나아가서 공연하는 '탈극장'의 시도에 대한 논의도 시작이 되었다.
❍ Chapter.2 자유로운 시도와 새로운 질문에 가능하게 하는 탈극장의 시도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11화
✅ 자유로운 시도와 새로운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탈극장의 시도
서울문화재단의 웹진 '춤:in'에 발행된 '전통적 극장 VS 탈극장'을 주제로 김재리 공연이론학자와 임종엽 극장연구자가 나눈 대화는 '탈극장'의 의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임종엽 극장연구자는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이 폐쇄된 지금, 공연장의 물리적인 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 온 것이 아닌지 질문한다. 로마 멸망 이후 약 천년동안 극장은 새로 건설되지 못했으며 1500년대가 되어서 과학 아카데미 학술원인 올림피코에 의해 학술을 위한 토론장과 강의실을 위한 공간으로 건설됐다. 이때 극장조명, 음향, 무대막, 그리고 무대와 객석을 해석하는 도시적인 개념 등의 정의가 많이 이뤄졌다.
테아트로 올림피코라는 이 극장은 르네상스라는 인본주의에서 태어났고, 르네상스 극장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이 새로운 극장의 탄생은 인간에 관한 질문이 다시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상징이다. 즉 개인으로의 인간 존재가 다시 중시되면서 인간 본연의 긍정적 욕망에 관한 질문이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는 현대의 프로시니엄 극장과 연극의 출발이기도 하다.
이후 임종엽 연구자는 팬데믹으로 극장이 폐쇄된 지금, 다시 연극은 도시로 나가야 하지 않나, 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람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 현대 극장은 모든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개방된 개념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변화의 출발점으로서 역할하기에, 이제는 그 틀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라는 것이다.
또 그동안의 극장은 주어진 공간에 맞게 콘텐츠나 공연자는 물론이고 관객들도 조율되고 각색되어야 하는 제한적인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사람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주체적인 감성의 표출 그리고 자신만의 판단 자체가 중심이 되는 시대이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도 함께 들고 있다.
이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넘어 배우와 관객이 함께 존재하면 관객의 역할이 공연을 함께
구성하는 공동창작자로서 새로이 부각될 수 있으며, 그동안 장애인이나 영유아, 임산부 등의
관객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극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고, 공연문화 자체를 일상에
가깝게 다가가게 할 수 있는 등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출처: http://choomin.sfac.or.kr/zoom/zoom_view.asp?zom_idx=776&div=01&type=IN)
그들의 말대로 '탈극장'은 기존의 극장에서 벗어나서 벌어지는 연극의 시도가 아니라,
변화한 현대의 삶에 맞춰 새로운 연극의 정의와 형태를 재정립하거나,
배우-관객 간의 전통적 권력구도를 벗어나서 관객을 새롭게 바라보거나,
극장의 접근성을 높여 보다 평등한 문화향유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당연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문과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탈극장'에 있는 것이다.
❍ Chapter.3 '탈극장'의 사례
ⓒ공연연출 함께 공부할까요? 11화
✅ 우주마인드프로젝트
'우주마인드프로젝트'는 '탈극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팀으로,
실제 부부인 김승언, 신문영이 직접 글을 쓰고 연출하고 연기하며 작업한다.
이들이 부부로서, 서민으로서 생활하면서 느낀 경제적 고민을 주제로 한
'서민경제 3부작'인 <잡온론(Job on loan)>(2017), <스피드. 잡스(Speed jobs): 질풍노동의 시대>(2019),
<아담스 미스(Adam’s miss)>(2018)의 대표작으로 이름을 알렸다.
2024년 안산거리극축제에도 참여가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만리동 예술인주택, 문화비축기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로, DDP 어울림광장,
마로니에 공원, 청계천 광통교 아래, 서울연극센터 등 전통적 극장과 같이
객석, 조명, 음향, 로비 등 익숙한 극장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공간에서 '탈극장' 작업을 추구한다.
이러한 탈극장 작업의 형태 덕에 공연시간 역시 굉장히 자유로운 게 특징이다.
만리동 예술인주택에서는 일몰 시간을 고려해 오후 5시에 공연했고
청계천에서는 회사 점심시간에 맞춰 직장인 관객을 만나기 위해 12시 15분에 공연하는 등,
흔히 저녁에만 집중되어 있는 연극 상연 시각을 따르지 않는다.
‘우주마인드프로젝트’의 공연은 거리나 일상의 공간에서 관객을 직접 만나며,
무료로 시행되는 작업도 존재한다. 전통적 극장에서 나와 실제 일상과 닿아있는 공간에서
더 자유롭게 관객을 만나고,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하는 '우주마인드프로젝트'는
그 형식과 내용면에서 새로운 시대에 연극이 나아갈 수 있는 모범적인 방안을 보여주는 듯 하다.
(출처 : 르몽드디플로마티크
✅ <로드씨어터 대학로>
2016년 초연 당시, <로드씨어터 대학로>는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대학로에서 특정 군중이 약속한 듯 눈에 띄는 민트색 헤드폰을 착용하고
마로니에 공원과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로드씨어터 대학로>는 대학로에서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공간인 대학로를 체험하고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공연예술의 메카 대학로에서 관객들은 공간과 공간을 이동하며
스쳐지나갔던 대학로 곳곳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며, 대학로의 거리와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또한 작품은 대학로 거리거리에 녹아져있는 예술가들의 삶을 대학로 곳곳에서 담아 공연으로 펼쳐 보인다.
극장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주로 연습실, 거리, 공원 등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로드씨어터 대학로>도 '탈극장'의 좋은 시도로서 특기할만 하다.
관객으로서는 알 수 없는 대학로 예술가들의 일상, 연습과정 등을 이해하고
대학로의 공간에 녹아있는 역사와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은 단순히 극장에만 머물러서는 얻기 힘들다.
이 과정에서 배우와 관객 간의 거리가 좁혀지고, 연극에 대해 갖고 있었던 당연한 편견이 깨지는 등
전통적 극장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효과들을 창출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