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 nudge 이넛지 Aug 03. 2021

빅테크, 금융회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구글과 애플, 빅테크가 금융을 대하는 방식

구글 Plex

구글은 금융회사와 함께 하는 Plex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올해 발표 예정인데 아직 베일에 쌓여있고, 알려진 것은 씨티은행을 포함한 11개 금융회사가 참여중이라는 것 뿐이다. 추정가능한 것으로는 구글페이가 다음의 기능을 포함할 예정이라는 것.

-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 자동으로 주유비를 지불하는 기능

- Gmail 및 구글 포토 계정에 엑세스해서 영수증을 자동으로 스캔하는 기능

- 수동으로 입력하지 않고 자동으로 지출거래를 스캔하는 기능

- 개인 P2P결제 및 그룹 P2P 결제


아무래도 구글이 구글페이를 가지고 있다보니, 결제와 관련하여 은행계좌를 연결하여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지출과 관련된 내역을 쉽게 정리해주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금융회사가 가지지 못한 기술을 활용하여 자산관리에서 그 부분을 보완하고, 구글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이 보통 금융회사와 빅테크가 제휴함으로써 가질 수 있는 이점일 것이다.


구글은 은행이 되고싶지 않다

그렇다고 구글이 은행이 되고싶으냐면 그건 아닌 것 같다. Forbes의 칼럼에 따르면 은행이 아닌 핀테크 벤더가 되지 않겠냐는 것인데. 금융회사는 기본 인프라만 제공하고 구글은 플랫폼으로 유지하면서 기술제공을 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굳이 규제산업으로 들어와서 머리아플 필요도 없고) 마치 아마존이 쇼핑으로 돈을 벌지 않고 클라우드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처럼, 구글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작년에 구글이 금융회사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PPP AI 대출 솔루션)를 내놓았는데, 대출의 프로세스를 빠르게 처리할 뿐만 아니라 자동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구글은 은행이 되지 않고도 기술뿐 아니라 플랫폼 제공을 하면서 은행아닌 은행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니, 굳이 은행이 될 이유도 없다. 게다가 한두군데가 아니라 다중 파트너쉽을 통해 AI기술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여 돈을 벌고, 플랫폼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구글 Plex도 그러한 의미에서 추구하는 프로젝트가 아닐까싶다.



애플과 골드만삭스

반면 애플은 구글과 다른 전략을 구사중이다. 애플도 애플페이를 확장 중이며, 골드만삭스와 제휴하여 애플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BNPL(Buy Now Pay Later, 후불결제 서비스)도 하겠다고 한 상태다. 애플이라는 플랫폼, 브랜드, 기술의 힘을 빌어 골드만삭스라는 대형 은행을 파트너로 삼아서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금융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어 구글의 행보와는 확연히 다르다. 페이만 보면, 페이팔(Venmo)과 Square(Cash)가 선두지만, 그 뒤를 이어 애플페이가 쫓고 있는 상황이고 구글 페이는 한참 뒤쳐져있다.(삼성페이는 미국에서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



어쨌든 애플페이가 금융기능을 몇가지 더 탑재해서 지급결제 전문의 페이팔이나 Square를 앞선다면, 빅테크가 금융회사가 되지 않고서도 금융회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 아닌가싶다. 물론 결제 측면에서만 보고 너무 단정짓는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생활금융의 중심인 결제를 시작으로 자산관리까지 나아가는 것은 어렵지않은 일로 보인다.


디지털 뱅킹 수용력

금융은 신뢰와 안정성 아니냐고 묻는다면, 요즘 MZ세대는 그렇지도 않다.(물론 신뢰와 안정성이 금융회사에만 있는 것도 아니지만;;) BCG Consulting에 따르면 젊은 세대일수록 은행을 바꿀 의지가 있으며, 전통은행이 아닌 디지털은행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또한 디지털 수용력이 빠른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 기간동안 온라인뱅킹을 처음 접한 사람, 모바일뱅킹을 처음 접한 사람을 보면 중국 다음이 한국으로 평균대비 월등히 디지털 수용력이 높다. 이쯤되면 배달의 민족이 아닌 디지털 민족으로 불러야하는게 아닌가싶다.


 

금융이라는 즐거운 경험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모바일 뱅킹을 누가 잘하느냐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싶다. 금융회사냐 아니냐, 전통 은행이냐 인터넷은행이냐가 문제가 아닌,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마치 쿠팡에서 주문하면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데, 홈플러스에서 주문하면 내일 오후에 온다고? 그럼 난 쿠팡에서 주문할래. 모 이런식?!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가 잘 한다면 전통 금융회사는 어떻게 대응할지, 아니면 세대에 따라 선호하는 금융 플랫폼이 나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네이버는 구글처럼 다양한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고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이어가고 있고, 카카오는 은행/증권/보험에 모두 직접 뛰어들어 전통 금융회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고 하니, 마치 구글과 애플을 보는 것 같다.


빅테크가 금융을 대신할 수 있을지, 금융을 위협하는 단계가 되면 빅테크를 규제하는 법안이 생길지(중국은 이미 빅테크 규제 진행중), 혁신적인 금융회사가 많이 생길지(미국은 네오뱅크 춘추전국시대), 이 또한 나라마다 환경에 달린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적정한 금융회사 수가 몇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금융은 이제 대출이나 거래와 같은 기능을 넘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달린게 아닌가싶다.




이전 17화 P2P대출 측면에서 바라본 혁신의 지속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