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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nudge 이넛지 Jul 01. 2021

소셜 트레이딩, 불법이야?

한국에 eToro와 같은 소셜트레이딩이 없는 이유

소셜 트레이딩 eToro

소셜 트레이딩, 고수의 투자를 모방해 같은 수익률을 올리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이스라엘의 eToro가 소셜 트레이딩으로 유명하다. 


인플루언서(Popular Investor)가 자신의 계좌를 공개하면 일반 투자자들이 그 매매패턴을 모방하거나 실시간 대화나 상담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인플루언서의 수익률, 위험도, 장기투자성향 등을 볼 수 있고, 카피 수수료는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언서를 카피해서 투자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인플루언서의 포트폴리오 전체를 볼 수 있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언서의 투자성향과 자신의 투자성향을 비교해가며 투자를 한다. 즉 eToro에서 소셜트레이딩은 한두명의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여러명의 인플루언서를 보고, 인플루언서의 투자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게 된다. (물론 한두명꺼로만 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 미러링어카운트

어쨌든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이러한 소셜트레이딩이 없다. 왜 없을까? 


우선 삼성증권이 2000년 6월 '리더투자자에 연동한 자동 주문 기능을 갖는 온라인증권거래 시스템'이라는 명칭으로 특허를 출원한 적이 있다. 특허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정기간동안 서버 컴퓨터에서 기준으로 하는 예탁금액과 수익률을 초과하는 고수익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동 주문 서비스와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복수의 리더 투자자들이 수행하는 증권종목 매수, 매도주문 내역 데이터와 이에 따른 수익률 데이터를 통신 접속된 복수의 일반 투자자 컴퓨터로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연동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복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입력하는 특정 리더 투자자 선택신호, 예탁금액 및 예탁기간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며, 리더 투자자들이 입력하는 증권종목의 매수, 매도주문 데이터에 따라 해당 리더 투자자와 연결된 일반 투자자들의 예탁금액중 리더 투자자가 매수, 매도주문한 비율과 동일하게 매수, 매도주문을 수행하고 리더 투자자에게 증권종목 매수, 매도에 따라 발생된 수익을 분배한다.  (출처: KIPRIS 특허정보)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딱 그러한 소셜 트레이딩이다! 얼마나 앞서 나갔던가!! 리더 투자자의 트레이딩 내역을 따라 자동으로 주문집행까지 되게 하는 그 소셜 트레이딩의 방법을 특허로 출원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증권은 2011년 '미러링 어카운트' 서비스를 시작한다. 2011년에도 특허를 3개나 출원하고, '리더 투자자 연동 증권거래 시스템 및 그 제공방법', '차감 매매 가능한 리더 투자자 연동 증권거래 시스템 및 그 제공방법', '개인화 가능한 리더 투자자 연동 증권거래 시스템 및 그 제공방법' 등... 그래서 성공했을까? 그렇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게 수익률일텐데... 나중에는 개인 고수 투자자들을 자문사로 대체하면서 명맥을 유지하나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다가 2015년 두나무투자일임이 시도를 했다.


국내 다양한 시도

키움에서는 오픈스탁이라는 명칭으로 '13년5월 온라인 매매일지인 '자동투자일지', 종목별 매매내역과 잔고현황이 생성되고, SNS형식의 'Talk'을 통해 다른 개인투자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Talk에서 작성한 글을 확인하고 원하는 회원을 스타로 추가하면 자신의 Talk에서 스타의 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나름 앞서나간 서비스였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중단됬고. (내 생각에는 시대를 너무 앞서나갔다!! 마치 싸이월드처럼)


'15년 아프리카TV자회사 프리캡과 이베스트 투자증권과 제휴하여 해외선물 관련하여 서비스를 했었으나, '19년 금감원에서 증권사와 소셜트레이딩 업체간의 제휴와 영업행태에 대하여 양사간 리베이트 문제, 신용법 위반 등의 소지가 있다고 소명을 요구한 바 있다. (증권사가 아닌 업체가 이러한 서비스를 한다는 것에 대해 금감원이 반길리없다;;)


소셜 트레이딩이란

소셜트레이딩을 두가지로 나누어 보면, 매매 시그널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투자여부를 본인이 판단하는 것은 팔로우 트레이딩, 투자주문도 실시간으로 모방해서 주문집행이 되면 카피 트레이딩이다. 보통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카피 트레이딩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투자일임업 라이센스가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고수의 트레이딩 그대로 투자자의 계좌가 연동되어 투자자도 실시간으로 동일한 주문을 집행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셜 트레이딩을 지향한다는 증권플러스는 정확히 말하면 팔로우 트레이딩이다. 투자 고수를 구독하면, 매매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투자 여부를 판단해서 모방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카피 트레이딩은 연동해서 내 계좌도 동일하게 주문을 집행해야하는데, 그 서비스까지는 하지 않는다. 증권플러스를 운영하는 회사인 두나무는 투자일임업을 영위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일임업을 운영하는 두나무투자일임은 두나무의 자회사다.) 어쨌든 카피 트레이딩을 할 수도 없다.


어쨌든, 팔로우 트레이딩은 주문집행을 하지 않고 실시간 매매내역 공개 정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가 별로 없는데, 아무래도 카피 트레이딩은 '자동 주문집행'이 포함되기 때문에 투자일임업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고, 일반 투자자가 동의한다 하더라도, 선행매매 이슈가 있다. 삼성증권은 그래서 그런지 '가상상계좌를 이용한 리더 연동 증권거래시스템 및 그 방법'이라는 특허를 2017년에 또 출원했다. 리더 투자자의  계좌를 가상계좌로 하여 실제 투자는 일어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꾸리기만 하는 방법으로 선행매매 이슈를 제거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증권, 너만이 우리나라에서 정녕 소셜 트레이딩을 할 의지가 있단 말이냐! (삼성증권은 현재 유효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서비스를 안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모르겠다. 다만 추측해보기로는 금융당국이 허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금융 + "소셜"

어쨌든 쇼핑, 구매 등의 영역에서는 "소셜"만 붙어도 핫한데, 투자, 금융 등의 영역에서는 "소셜"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붙이기 어려워서야. (카카오뱅크에서 모임통장을 처음 출시했을 때 '소셜'기능을 접목해서 신박하다고 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런 상품/서비스가 금융에서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이제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금융에서도 SNS나 커뮤니티와 같은 '소셜' 느낌을 갖고 싶어서 하나 둘 씩 시도하고 있다. 소셜 트레이딩은 일단 좀 더 먼 미래로 제쳐두고, 금융 SNS나 커뮤니티부터 다들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Venmo처럼 SNS가 금융에서 역할을 하거나, Reddit과 같은 핫한 커뮤니티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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