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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yeon LIM Nov 09. 2020

시험의 긴장을 풀어내며

나는 유학을 가서 학교를 다닌 3년 동안 총 6번의 시험을 치렀다.

잘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서였을까? 매번 시험을 준비할 때마다 망치면 어쩌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나를 괴롭혔다. 부담감을 떨쳐내기 위해 나는 내 안의 나와 공부와는 별개로 또 다른 싸움을 벌여야 했다. 잘 될 거라 되뇌며 운동도 해보고 그래도 소용이 없어서 나중에는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쥐어뜯기도 했지만 발악을 할수록 불안감은 나를 더욱 조여왔다. 더욱 공부했고, 이제나 저제나 좋은 소식 기다리고 계실 부모님을 생각했고,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나의 꿈을 생각했다.


하다 하다 공부한 내용 모두를 외워버릴 지경에 이르렀지만 혹시 주제에 맞는 내용을 시간 안에 써내지 못하면 어떡하지 너무나 불안했다. 한 문장 나오는 시험 문제에 두 장정도의 답을 채우는 일이 너무나 막연하게 느껴졌다.


이제 내일이면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이 긴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누워서 멍하니 음악을 듣다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요한 방 안에서 잠이 깨었을 때 이어폰에선 아직도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째서였을까? 불쑥 나는 내 안에 퍼지는 격정을 느꼈고 몸을 일으켜 거울 앞으로 갔다. 한참을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다 어느 순간 몸이 노래에 반응해 움직여졌다. 조심히 소심하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미친 듯이 음악에 몸을 흔들었다. 그동안의 걱정을 다 털어내 버리려는 듯 나는 몸을 흔들었다. 신나는 이 기분, 몸에서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 걸 느꼈다. 머리를 짓누르던 불안한 감정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게 이렇게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거구나. 신나게 흔들던 손이 이어폰 줄을 건드려 노래가 끊기며 나의 춤은 끝이 났다.

정말로 신기한 일. 그렇게 춤을 추고 난 후 나의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았다. 샤워를 하고 책상에 앉아 다시 공부한 내용을 정리했다. 다음 날 시험을 치렀고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6년이 지났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스스로 대견하다. 어떻게 그 참을 수 없을 것 같던 시간들을 버텨내며 잘 지나올 수 있었는지.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요즘도 가끔 조용히 이어폰을 끼고 노래에 몸을 흔든다. 허접한 나의 몸짓은 부끄럽지만 춤을 출 때 느끼는 즐거운 감정은 다시 나를 춤추게 한다.


걱정되고 불안한가??

춤추자, 한 마리 나비처럼.

나의 행동이 좋은 의미를 담을 수 있기를.

Voulez-vous danser avec m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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