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첫 사물놀이 공연

by 알라모아나

어린이집을 태어난 지 11개월 무렵부터 보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여러 번의 이사로 인해서 어린이집을 몇 번이나 옮겨댔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이제는 마지막 졸업반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다녔던 어린이집에서는 운동회며 재롱잔치며

남들에게는 평범하고 즐거운 날이었겠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늘 부담이고, 참가조차 하기 어려웠다.


아이의 거부감이 유독 심했기에 우리에게는 초등학교 갈 때까지는 아이가 무언가 해내는 모습은 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 때에 선생님이 7살 반의 특별활동 꽃은 사물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순간 나는 사물놀이..? 과연 우리 아이가 해낼 수 있을까?

선생님이 졸업식 때 사물놀이 아이들이 1년간 배운 걸 부모님들 앞에서 공연도 멋지게 할 거라는 말에 다른 부모들은 설레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나도 우리 애가 해냈으면 좋겠는데, 타 어린이집에서 해내지 못한 재롱잔치와 운동회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며 과연 그걸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이 들었지만 내심 한편으로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1년을 연습한다는데..?


그렇게 10월 중순에 소식이 들려왔다.

지역 내에서 문화원 무대에서 소리공연이 있는데,

다름 아닌 우리 어린이집 7세 반 친구들이 초청되어서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남편에게도 무조건 필히 참석하라고 언 지를 단단히 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 셋을 데리고 공연장을 겨우 도착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관중석에 앉아 첫째 아이를 보냈다.

선생님과 친구들 곁으로 공연 준비를 위해 말이다.


무대 위에선 아이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왕좌왕하면서 주변을 살피는 모습에 창피하기도 하고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득 담아 바라보았다.


선생님 사인에 맞춰 아이들이 일제히 행동에 나선다.

한 아이가 큰 소리로 공연을 이끌어나간다.

“어이~ 여보게 친구들!” 하고 말하니,

“예이~” 하고 답한다.

“오늘이 무슨 날인고~하니.”

“얼쑤”

“우리가 공연을 하는구나~”

“그렇~지!”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우리가 배운 사물놀이 한판 들려줘볼까나?”

“좋~지!”

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신나는 장단에 맞춰 아이들이 모두 각자의 사물놀이 악기들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10분 넘는 공연을 카메라와 눈에 담아내면서 눈앞이 뿌옇기 시작했다.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보지 못할 광경을 본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 나는 거였다.


공연을 마치고 나서 집에 갈 때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 역시도 나랑 같은 마음으로 울고 있었다고 한다.


부모가 되기 참 쉽지 않은데, 이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고생하고 노력하고 성장하느라 애썼다는 모습이 보이면서 엄마도 더 많이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는 아이만의 속도로 열심히 자라나는 중이었다.

오늘도 나는 내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중이다.

잘 해낼 것을 믿고 말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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