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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am Choi Jan 29. 2022

현재 과학자들이 바라보는 우주의 시작과 끝

책 리뷰, 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

저는 쉬는 시간에 보통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자주 챙겨보는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제 주변에서도 인기가 많은 침착맨을 자주 즐겨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침착맨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님이 설명해주시는 과학 컨텐츠가 인기가 많은 것 같더라구요. 더군다나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돈룩업' 또한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예전 알쓸신잡에서의 과학 패널에 대한 관심도 그렇고 전공자가 비전공자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과학 이야기에 사람들은 그 신비로움과 새로움에 매료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과학계에서 글을 가장 잘 쓴다고 정평이 나 있는(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브라이언 그린의 가장 최근작인 <엔드 오브 타임>에 대해서 리뷰를 써볼까 합니다. 




브라이언 그린?


과학에 관심이 많이 없는 분들은 아마도 생소한 이름일 거예요. 보통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과학자는 아인슈타인과 뉴턴, 특히나 과학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사람으로서 물리학계에서는 칼 세이건, 그리고 생물학계에서는 리처드 도킨스가 있을 것 같네요. 최근에는 <랩 걸>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호프 자런도 생물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쉽고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게끔 노력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이언 그린은 앞서 설명드렸던 리처드 도킨스와 칼 세이건과 마찬가지로 현대 물리학을 대중들에게 매우 쉽게 전달하고 있는 과학 저술가 중 한 명입니다. 다만 비교해보자면 칼 세이건은 큰 세계(거시 세계, 우주, 천문학, 상대성이론 등)에 대해서 깊이 다루는 저술가라면, 브라이언 그린은 작은 세계(미시세계, 원자 영역, 양자역학, 초끈이론 등)에 대해 아주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대중들에게 소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의 이전 대표작인 <엘러건트 유니버스> 또한 당시 책이 출간했던 시기 바로 이전까지의 현대 물리학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해준 책입니다. (물론 브라이언 그린은 거시 세계를 다룬 책들 또한 많습니다.)


<엘러건트 유니버스>는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발견하여 읽기 시작한 책인데,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15살 아이가 읽어도 쉽게 이해가 될 만큼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입자가 벽을 통과한다거나 한 입자가 두 슬릿을 동시에 모두 통과한다던가, 중력에 따라 공간이 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판타지처럼 다가왔었죠. 제가 물리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 또한 아마 이 책이 배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UNTIL THE END OF TIME : 엔드 오브 타임 


21년 2월, 현 시간 기준으로 1년 전에 출간한 브라이언 그린의 신간 <엔드 오브 타임>은 요약하자면 그가 생각하는 우주의 시작과 끝, 그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과학을 주제로 한 빅 히스토리라고 저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목차를 참고하면 다음과 같아요(YES24를 참고했습니다).


1장. 영원함의 매력 -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너머

2장. 시간의 언어 - 과거와 미래, 그리고 변화

3장. 기원과 엔트로피 - 창조에서 구조체로

4장. 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

5장. 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

6장. 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

7장. 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神聖)으로

8장. 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9장. 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

10장. 시간의 황혼 - 양자, 개연성, 그리고 영원

11장. 존재의 고귀함 - 마음, 물질, 그리고 의미


서문에서 그는 이 책의 주제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과 그들이 쌓아 온 과학적 지식 -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그리고 이 길을 안내할 가이드로써 입자물리학과 천체물리학, 그리고 우주론 분야를 활용하여 설명하고자 하죠. 그래서 첫 장 '영원함의 매력' 장에서는 열역학 제1, 2법칙과 엔트로피 증가부터 설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9장 지속과 무상함에서는 빅 프리즈 Big Freeze 이론에 대해서 설명을 하죠. 앞으로 우주 팽창이 지속되면 될수록 우리는 점차 멀어지고 그 단위는 분자와 원자까지 뻗어 결국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無의 상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뻗어나갑니다. 


1장과 9장 사이에, 그리고 9장 이후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이 작은 공간에 요약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아서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우선 읽어보시기를 기대하며 제 감상을 전달하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종교 · 철학 · 사회 · 예술 분야를 과학으로 포장한 책


사실 이 책을 읽어보면, 주제가 과학이라고 해서 과학책이라고 분류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지식이 한 책 안에 녹아들어 있어서 여러 분야에 아직은 문외한인 제가 감동을 받기에는 조금 이른 책이 아닐까 싶네요.. 다른 여타 과학책, 예를 들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 책은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과 비전공자의 책 읽는 속도, 이해도가 차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전공과 무관하게 독자의 지혜와 지식의 양과 질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책 뒤에 서평에 적힌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는 표현에 아직은 공감하지 못했네요.. 

이미지 출처 : YES24

"美 아마존 과학 분야 1위, 학계와 독자 모두 당황한 논란의 책!" 

책의 띠지에는 위에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저는 학계도 독자도 모두 당황했다는 문구를 충분히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책이라고 분류하기에는 너무나 종교적이고 철학적이며, 일반교양서적으로 분류하기에는 현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물리학과 관련된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력이 매우 뛰어나 한 문장, 한 장 쉽게 읽히기면서도 가독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한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던지는 의미심장한 질문들은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약간의 영감을 전달해주곤 합니다. "나는 왜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되었으며, 죽은 후에는 어디로 가는가? 다른 세상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으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그가 한 관객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받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마무리합니다. 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이 1년 후에 병으로 죽는 것하고 1년 후에 전 인류가 멸종하는 것,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무서운가요?"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코리아 : 돈룩업'

당시 토론회에서 작가는 전자와 후자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답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에 대해 깨달았다고 합니다(만약 작가의 생각이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달아드릴게요!).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아직은 어렵지만 가슴에 간직해두며 후일 다시 답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의 분량도 꽤 많아 저는 이 책을 읽기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과학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 그리고 영감을 얻고 싶은 분들, 그리고 책을 읽을 시간이 충분하신 분들에게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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