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다른 성향의 창업가들
남들이 만들지 않았던 혁신적인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데 성공하는 창업가가 있는가하면,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 또는 고통을 발견해서 세상을 뒤바꾸는 창업가들도 있다.
많은 창업가들과 비즈니스를 함께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창업가들의 성향과 성공에는 일정한 패턴이 보인다.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는 어렵지만, 크게 나누자면, 이과적 창업가와 문과적 창업가로 나눌 수 있다. 문과적 창업자들은 '이게 문제야!'라고 외치며, 이과적 창업자들은 '난 이걸 할 수 있어!'라고 외친다. 시장이 먼저냐 기술이 먼저냐의 문제는 참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하지만, 사업의 실패는 그 둘의 발란스가 깨지면서 발생하더라. 참고로, 꼭 문과를 전공했다고 문과적 창업가인 것은 아니고, 이과를 전공했다고 이과적 창업가인 것은 아니다.
문과적 창업가들은 문제를 잘 발견한다. 이를 '문제인식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인식능력을 가진 창업가는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반복한다. 그는 어떤 산업분야에 속하던지 '예민한 감각'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연마하며, 너무나 당연한 것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질문한다.
반면, 이과적 창업가들은 문제를 잘 해결한다. 이를 '문제해결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창업가는 계속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부하며, 기존의 지식들을 잘 융합하여 문제해결에 계속해서 도전한다. 그는 자신의 산업분야에서 언제나 '깊이있는 지식'을 계속해서 찾고 연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것에 계속해서 도전한다.
문과적 창업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들을 잘 발견하고,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다른 사람들(소비자, 투자자 등)의 공감을 잘 이끌어내기 때문에, 발표현장에서 이들의 발표를 듣고 있으면 무릎을 탁! 칠때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다보면, 막상 솔루션이 없거나, 추상적이거나, 남의 기술인 경우들도 있다. 시장은 분명 있을것 같지만, 막상 그러한 시장을 창출할 기술이 완성되지 않음으로서, 회사는 약속한 솔루션을 내놓지 못하고, 사람들의 공감은 실망으로 바뀌기 십상이다.
이과적 창업가들은 여태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들을 제기한다. 발표현장에서 이들의 발표를 듣고 있으면, 마치 강의를 듣는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많지만, 확실히 어떤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막상 깊이 들어가다보면, 실제로 그러한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해줄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에 대해서 갸우뚱해지는 경우들도 있다. 제시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기업이 운영될 만한 크기의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경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사실, 누구에게나 '문제인식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있다. 다만 '바쁘다'는 핑계로 연마하지 않을뿐이다. 본인이 문과적 창업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문제해결능력을 연마하면 되고, 그것도 어려우면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사람을 모셔오면 된다.
문과적 창업가들이 패착에 빠지는 경우 중 '기술은 돈으로 사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투자받아서 외부의 협력을 얻어서 개발(외주)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협력사가 잘 개발해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자신이 발견한(인식한) '문제'에만 집중하고, 그것을 어떠한 솔루션으로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가,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시간에 해당 솔루션이 나오지 못해서 낭패가 시작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낭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능력을 스스로 갖추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그러한 능력을 가진 코파운더를 구해야 한다.
한편, 본인이 이과적 창업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문제인식능력을 연마하면 되고, 계속해서 질문하는 능력을 갖추면 된다. 그러한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을 어드바이저로 모시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어드바이저 그룹을 2달에 한 번 정도 모시고 회사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는것도 사업에 있어서 상당히 좋은 가이드가 된다. 이과적 창업가들은 문제해결능력이 있기 때문에, '내가 다 만들면 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과적 창업자들의 실패는 위와 같은 생각에서 연유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무엇인가를 개발하고, 만드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계획해서 만드는 것이 사업성공의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민한 감각을 가진 구성원을 반드시 확보해야하며, 권위적이지 않고, 질문과 대화가 끊이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드는것이 중요하다.
'왜? 우리 회사와 사업이 성장하지 않을까?'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위와 같은 관점에서 나누어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쉽게 기업의 성장전략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이 부족한 성향이 무엇이고, 그것을 채워가는 과정속에서 '성공'이라는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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