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경쟁사를 칭찬했다면, 이제는 경쟁사의 약점을 찾아야한다. 경쟁사를 칭찬한다는 것은 그 시장의 규모를 정확히 알기 위함이고, 내 사업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짐작하기 위함이다. 경쟁사를 쫓아가려고 하지말고, 경쟁사를 뛰어넘을 생각으로 사업을 해야한다. 만약, 그 사업영역에서 가장 큰 경쟁사(선도기업)의 매출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면 사업의 본질부터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그리고 그 사업영역의 시장크기가 더 이상 커지기 어려운 것인지, 선도기업이 사업전개를 잘 못하고 있는 것인지, 기술적 한계로 인한것인지 등에 대해서 살펴봐야한다. 후발 기술기반 기업이 선도기업과 기술적 차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의 잠재적 구매자들이 후발주자인 당신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경쟁사 분석은 1)누가 경쟁사인가? 2)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는가? 3)경영상태는 어떠한가? 이 세가지가 반드시 포함되어있어야 한다.
기업들을 만나보면, 생각보다 경쟁사 정의(Define)이 제대로 안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누가 경쟁사인가?’를 찾아내는 것은 사업에서 정말 중요하다. 타겟이 정확히 셋팅되지 않으면, 화살로 과녁을 맞추기 어렵다. 차별점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경쟁사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가 하는 ‘업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 사업을 한 줄로 표현해보고, 그 한 줄에 반드시 들어가는 핵심키워드들이 우리의 사업을 정의하는 단어들이다. 분량이 많고 대단한 다이어그램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저 폰의 ‘노트’ 앱으로 충분히 정의내릴 수 있다. 이렇게 정의내린 우리 사업의 개념을 기초로 검색엔진과 유튜브, 앱스토어 그리고 특허검색 사이트로 경쟁사를 10개 이상 리스트업 해야한다.
특허검색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술창업가라면 누구든지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특허청에서 제공하는 무료 특허검색 사이트 키프리스(http://www.kipris.or.kr)는 국내외 특허/실용신안 공보 전문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디자인, 상표, 심판 정보 등 다양한 지식재산 관련 공보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특허검색을 통해 경쟁자들의 기술 수준과 현재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기술의 수준을 자연스럽게 비교해볼 수 있다. 타인의 아이디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비교함으로써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고, 기존에 비슷한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문장검색 기능도 추가되어 위에서 정의한 ‘우리 사업을 설명하는 글’을 넣기만 해도 비슷한 특허들을 찾아준다.
특허를 통해서 경쟁사를 찾는 방법은 위에서 검색한 ‘유사특허’결과화면에서 시작된다. 키워드들을 조합해 얻은 검색결과가 너무 많다면, 특허분류코드(IPC, CPC)를 추가적으로 한정하여 검색결과를 줄여야 한다. 특허분류코드는 특허 문헌에 포함되어 있는 기술 및 권리정보에 용이하게 접근하고 정연한 정리를 위한 도구이다. 온라인 검색 시스템이 탄생하기 전부터 특허도서관이라고 부르는 공간에 특허문헌을 체계적으로 비치하기 위해 적용된 책장의 번호였다. 따라서 특허분류코드를 기준으로 검색결과를 200개 이하로 줄이면, 같은 산업분야에 속하는 유사한 기술을 가진 경쟁사에서 출원한 특허들만 남아있게 된다. 검색결과 화면에서 나타나는 기업들을 바로 웹검색 해도 되며, 각각의 검색결과를 전체선택 후, ‘서지정보 엑셀저장’을 하여 엑셀에서 간단하게 정리한 후, 경쟁사 리스트를 정리하면 된다.
인공지능으로 약품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경쟁사를 찾아보고자 할때도 아주 간단히 찾아볼 수 있다. 위의 화면처럼 검색창에 [인공지능*약품*분류]를 입력하면 된다. 만약, 검색결과가 너무 많이 나왔을 경우에는 IPC나 CPC와 같은 ‘특허검색분류’를 이용하여 200건 내외로 줄인 후 검색결과를 다시 살펴보면 된다. 특히 위 검색결과 화면에서 ‘검색결과 분류통계’를 이용하면, 아주 쉽게 ‘유사특허를 보유한 경쟁사’ 리스트를 얻을 수 있다.
특허검색을 통해서 경쟁사를 찾는 방법은 웹검색이나 동영상 검색에 비해서 매우 효율적이다. 대부분의 기술기업들은 웹이나 영상을 많이 올리지 않고,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검색으로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나 B2B영역에 속하는 기술기업들은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홈페이지도 없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아무리 홍보를 하지 않는 기업들이라고 하더라도 ‘특허출원’은 하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를 특허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또한, 특허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들이 보유한 IP를 알게되고 개별 특허들의 내용분석을 통해서 경쟁사가 갖고있는 기술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추가로, 더 상세한 경쟁사 분석을 위해서는 특허법인, 변리사들이 제공하는 IP컨설팅 서비스를 받아보는것을 추천한다. 기업이 기술개발을 모두 완료한 다음에야 비로소 경쟁사의 특허를 알게 된다면, 개발한 기술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업초기부터 경쟁사의 특허들을 미리 확인하고, 침해소지가 없는 방향으로 개발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이러한 전략을 수립해주는 것이 IP컨설팅, 특허컨설팅이다. R&D를 하기전에 IP전략을 세운다는 의미에서 ‘IP-R&D’라고 하기도 한다. 특허청 산하의 특허전략개발원,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지역지식재산센터 등의 기관에서도 이러한 컨설팅 지원사업을 제공하며, 기업들에게 인기가 높아서 경쟁률이 높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마지막으로, 경쟁사의 경영정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사의 매출과 재무제표, 인적구성, 손익계산서 등을 분석하는것이 필요하다. 경쟁사가 상장사인 경우에는 네이버 등의 포탈에서 금융섹션을 통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이때, 회사의 규모나 연혁, 그리고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하여야하며, 특히나 매출구조에 대해서도 나타나있기 때문에, 내가 하고있는 사업 아이템이 경쟁사 사업분야 중 일부인 경우에는 어느정도 매출을 추정할 수 있다.
상장을 준비중이거나 일정 이상의 매출액에 이르러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기업들의 자세한 매출과 사업정보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 https://dart.fss.or.kr)에 상세히 나와있다.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는 기업들의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와 같은 정기공시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설명서, 그리고 감사보고서와 같이 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들이 올라와있다. 특히, RSS와 같은 푸시형 정보제공 서비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선도적인 경쟁사들의 경영상황을 무료로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만약 경쟁사의 매출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아서 ‘다트’에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운영하는 ‘크레탑’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추천한다. 유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국내 약 1,100만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되어있고, 각종 은행과 정부산하의 금융기관과 연계되어있기 때문에 해당기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해외 경쟁사의 경우에는 크런치베이스(Crunchbase)나 아울러(Owler)와 같은 사이트에서 해당 기업의 투자유치 규모, 인원수, 뉴스기사, 매출, 사업영역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쟁사를 제대로 분석해서 당신의 사업기회로 만들자.
변리사 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