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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Aug 14. 2016

[BLT칼럼] 특허 관점에서의 VR/AR 전략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특허'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특허 관점에서의 VR/AR 전략

정태균 BLT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karl@blt.kr


Article at a Glance

AR/VR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지만 그 기본 기술 개념들은 수십 년 전부터 많은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발전시켜온 것이다. 이제서야 이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가 하나 혹은 소수의 슈퍼 특허를 출원해 자신의 사업 전체를 보호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신규 진입자는 경쟁사들, 특히 특허괴물들이 보유한 특허들을 확인하고, 틈새를 찾아서 자사의 비즈니스모델을 보호하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 VR/AR 특허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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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VR: virtual reality)과AR(AR: augmented reality)은 어감도 비슷하고 실제로 유사한 측면이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매스컴이나 기업인들은 이를 묶어서 VR/AR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처럼 지식재산권을 다루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둘을 하나의 기술분야로 묶기는 어렵다. 이번 아티클에서는양자의 차이점을 기반으로 VR/AR 사업영역 내에서 필요한 기술 확보 전략을 검토하고, 특허출원 동향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전략여섯가지를 살펴보자.


1.VR 기술과 AR 기술은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다. 각각이 지향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신규 특허 아이디어를 도출하여야 한다.


VR 기술과 AR 기술은 모두 현실데이터와 가상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지향하는 목표에서부터 명확하게 차이가 난다.VR 기술은 가상공간을 실제공간과 같게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용자가 현실이 아닌 공간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AR 기술은 사용자에게 필요한 가상데이터를 현실공간 상에 더하여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실환경에 가상환경이 결합되어 가상데이터가 더 증대/증가된 현실을 구현하는 기술로서,현실공간상의 정보만으로는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이와 같이 VR 기술과 AR 기술은 최종적인 목표(지향점)이 상이하여,ⅰ)현재 기술수준에서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과 ⅱ)각 기술을 활용하여 등장하는신규 제품/서비스의 형태도 명확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머리에 쓰는 HMD(head mount display)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AR과 VR을 구현하는 각각의 상황을 생각하여 보자. HMD 디바이스로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광학기술 및 디스플레이기술은 다르다. AR 기술은 사용자가 어색함이나 불편함이 없이가상영상을 현실영상과 함께 활용하도록, 사용자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에 가상영상을 적절한 크기로 적절한 위치에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반면, VR 기술은 현실영상을 보는 것과 같이 사용자의 시야각 범위 전체에 가상화면이 표현되도록 하는 광학기술 및 디스플레이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HMD 디바이스의 구조 측면에서 VR과 AR 각 기술의 목표 차이에 의해 하드웨어 구조가 지향하는 방향도 달라진다. AR 구현을 위한 HMD 중 일상생활 착용형은 일반적인 안경의 형태로 구현된다. 타인이 HMD(스마트글라스 포함)를 착용하였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구조로 접근하여야 한다. 또 병원에서 수술할 때 쓰려는 것과 같은 특수목적용 AR HMD는 기존 사용자들이 사용하던 도구 또는 안경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AR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반면, VR을 구현하기 위한 HMD 디바이스는 계속 착용하고 다니지는 않으므로 일단 사용시 편의나 무게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다들 아시는 오큘러스

<그림 1>VR 장치 Oculus Lift는시야각을 최대한 넓게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반면 국내 스타트업인‘더알파랩스’가 만든 AR 스마트글라스는 일반 안경 모습을 해서 일상생활에서 타인이 인지하지 못하는데 중점을 둔 디자인이다. (출처: Oculus, 더알파랩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2.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디스플레이 外의 기술도 보호하라


오큘러스 리프트, 기어 VR 등의 HMD 디바이스가 최근에 등장함에 따라, ‘VR기술’이라고 하면 HMD기술과 이를 이용한 VR 서비스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HMD형태의 VR장치는 VR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즉, HMD형태의 VR장치 기술은 가상공간을 현실공간과 같게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중 사용자에게 시각적으로 현실에 부합하는 가상영상을 제공(표시)하는 기술에 해당한다. 현실공간과 같게가상공간을구현하기 위해서는 시각적 기술 이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ⅰ)현실과 유사하게 데이터를 보정하거나 ⅱ)시각 이외의 다른 감각도 현실과 유사하게 느끼도록 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러한 VR 구현을 위한 다양한 기술특허 확보에 노력 중인 업체로 ‘골프존(Golfzon)’을 들 수 있다.스크린골프(즉, 가상골프)는 실제 필드골프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필드 골프를 가상공간에 구현한 VR 서비스이다. 흔히 스크린골프라 하면 방 한쪽 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이 핵심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들어가는 기술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1990년대 초부터 미국, 독일, 일본의 골프클럽 제조사들이 제품 테스트용으로 골프시뮬레이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으므로 골프존은 골프시뮬레이터장치 자체만 보면업계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세부 기술을 살펴보면 골프존이 선도적으로 개척한 부분이 많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 국내에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높아졌지만 해외에 비해 필드골프를 즐기기에는 공간적, 비용적 제약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한국의 골프시장 상황에서, 골프시뮬레이터는 단순히 연습장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연습장치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다. 실제 필드에서 치는 골프와 유사한 게임환경을 제공하는 ‘가상골프’의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가상골프 공간을 실제필드와 유사하게 구현하여 사용자가 현실과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세부기술들이 필수적이었다. 골프존은골프라는 특정한 현실대상을 가상화(virtualization)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에 대한 특허 선점에 노력을 기울였다. 정확한 가상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공/클럽의 움직임을 획득하는 센싱기술, 실제 골프상황과 같은 시뮬레이션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 실제골프장과 유사한 조건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등에 대한 특허 확보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현재 160여개의 국내등록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즉, 골프존은 골프시뮬레이터 자체에 대해서는 후발주자이지만,변화되는 골프 시장상황을 감지하고 가상골프라는 특정한 서비스의 구현을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기술들을 특허로 선점하여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의 장벽을 형성했다. 그래서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의 1위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골프존이 보유한 수많은 기술 중에서 <표 1>에 있는 4건의 등록특허를 보자. 이들은 가상’화면’을 생성하는 기술이 아니면서도 VR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특허들이다.

<표 1> 골프존 등록특허 리스트

등록특허 10-1415944은, 기상 상태를 청각을 통해서도 인지할 수 있도록 다채널 입체 음향을 통해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등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골프존 실내공간 안에서 실제 바람이 없어도 이와 유사한 현장감을 소리로서 재현하는 것이다.

<그림 2> 바람을 소리로 표현하는 골프존 특허 10-1415944의 개념도


이 도면에서와 같이, 바람방향과 바람세기를 바탕으로 각 위치에 배치된 스피커의 출력 조절을 통해 실제 골프장에서 바람이 불 때와 같은 청각적 효과를 생성하는 기술을 특허로 출원해 등록받았다.또한, 등록특허 10-1031432에서는 실제 필드에서 바닥의 상태에 따라 비거리 감쇄가 발생하는 것을 가상골프 상에서 동일하게 구현하기 위한 알고리즘 기술을 특허로 출원해 등록받았다.


<표 1>의 3번, 4번 특허는 실제 필드와 유사한 상황을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보조장치들에 대한 장치특허들이다. (그림 3) 가상골프 게임 내에서의 필드 경사도를 현실공간 상에 구현하여 줌에 따라, 사용자가 가상골프를 현실의 필드골프와 유사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보조장치들을 특허로 획득하였다.


<그림 3> 바닥에 경사를 만드는 골프존의 특허


이와 같이 VR 기술은 현실감 있는 가상화면을 구현하여 제공하는 기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현실공간과 유사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해당될 수 있고, 이러한 각각의 기술들은미래에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MD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용자가 HMD를 착용하고 스크린골프를 치게 됐다고 하자. 이제 스크린이 아니라 각 사용자의 HMD 화면 상에 가상골프장이 구현된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바람의 효과나 지면 경사도와 같은 효과를 내는 기술들은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3. 기술의 조합에 따라, 대상에 따라 새로운 특허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VR/AR 구현을 위해필요한 기술도 다양하지만, 이런기술을 적용하여 구현 가능한 신규 서비스의 형태도 다양할 수 있다.AR 서비스의 경우, 장치가 정보를 획득하는 대상체(현실의 물체)와 이에 결합되는 가상데이터(가상의 대상)의 매칭관계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VR 서비스의 경우, 어떤 대상을 가상 영상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서비스가 달라진다. 이렇게 도출되는 서비스 형태들이 기존의 서비스들과 비교하여 새롭다고 인정되면 소프트웨어 특허나 비즈니스모델(BM) 특허가 도출될 수 있다.


2010년에 SKT에서 제공하였던 ‘오브제’ 서비스는 건물이라는 현실대상에 건물 내 매장정보라는 가상대상을 결합하는 서비스였다. 또 구글에서특허출원한‘Storytelling Device’는 책이라는 현실의 물체와 책의 각 페이지 내용에 상응하는 컨텐츠라는 가상대상을 결합하는 장치/서비스다.(그림 4) 또한, 스크린골프는 현실세계의 여러 대상 중에서도 골프라는 특정 스포츠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서비스에 해당한다. 이런 것들은 지식재산권 측면에서 별도의 비즈니스모델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실대상과 가상대상의 새로운 연결관계를 가진 AR 서비스나, 기존에 시도되지 않은 현실대상을 가상공간 상에 생성하는 VR 서비스 자체가 새로운 것이면, 해당 서비스 자체가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4>구글이 출원한 Storytelling Device 의 특허 그림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서비스들과의 현실대상 또는 가상대상 차이에 의해 해당 새로운 서비스 구현에 특화된 기술들이 개발되면 이 또한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운동종목에 대한 가상스포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면, 운동종목 간의 특성 차이(예를 들어, 운동 시 사용되는 도구의 차이)에 의해 해당 운동종목에 특화되는 기술들이 산출될 수 있다. 새로운 종목의 가상스포츠 서비스에 경쟁자 진입을 막기 위해서는 해당 종목에 특화된 기술을 특허로 선점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야구’라는 스포츠를 VR로 구현하는 서비스를 만든다면 그 아이디어가 스크린골프와 비슷하다고 해도 야구경기 규칙 및 야구공과 배트라는 도구의 특성에 따라 특화되는 기술을 특허 출원해서 지식재산권을 보호/선점할 수 있다.



4. 방패 하나로 몸 전체를 보호할 수 없다. 특허 포트폴리오를 치밀하게 구성하라


AR분야의 특허출원은 2010년부터 급증했다. 새로운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등장하면 이를 이용한 다양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특허출원이 따라오게 된다.


스마트폰은 기존의 피처폰과 달리 무선인터넷 통신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정보처리 능력도 높아졌으며, 카메라를 통해 획득되는 영상을 단말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하드웨어의 조건이 준비됨에 따라, AR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특허출원, AR로 구현이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비즈니스모델 특허출원이 급증했다.

<그림 5>AR기술의 특허청 특허출원 동향 (2005년~2014년)


또 2013년 구글글래스(Google Glass)가 공개된 이후로는AR 특허 중에서도 HMD 디바이스와 관련된 특허출원의 비율이 증가했다. 사용자가 바라보는 방향의 영상을 카메라를 통해 간편하게 획득하고 해당 영상과 결합하여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HMD 상에 가상데이터를 표시함에 따라,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이동단말기에서 구현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대한 특허출원들이 급증하게 되었다. 이후 오큘러스 VR(Oculus VR)과 같은 VR용 HMD장치들이 등장함에 따라 VR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며,VR장치 하드웨어 구조에 대한 기술, 현실감 있는 VR을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VR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특허출원도 급증하고 있다.


AR/VR 분야는 최근 스마트폰과 같은 핵심 기반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이 성숙하고 있지만,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연구가 이뤄진 분야다. 기본적인 컨셉들은이미 기한 만료 등으로 특허로 보호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원천기술 하나로 사업영역을 커버할 수 없고, 그래서 포트폴리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사업분야이다.

Facebook에 인수된오큘러스(Oculus)도 사업영역을 방어하기 위한 특허포트폴리오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특허포트폴리오’란, 특정한 제품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복수의 특허권 간에 유기적인 결합상태를 의미한다. 이미 선행기술이 공개됨에 따라 포괄적 특허 획득이 어려운 분야에 대해,공백영역 특허와 개량기술 특허를 확보함에 따라 해당 제품을 입체적으로 보호하려는 전략이다.

<그림 6> 특허 포트폴리오 전략


오큘러스는 사업초기부터 사업영역에 속하는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하였다. Oculus Lift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디바이스가 아니다. 기존에도 존재하던 VR 시각장치를 개선한 제품에 해당하므로, 기존 제품이나 기술과 차이나는 특징들을 각각 특허출원하는 방식으로 특허포트폴리오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림 7>에 이들이 보유하거나 출원한 특허 6개를 소개하고 있다. 먼저, 사용자가 현실감 있는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광학장치 구조에 대한 특허출원(US 2016-0217613/US 2016-0210782), 착용이 편한 HMD 스트랩구조(US 2016-0216512) 등의 장치 구조 특허 확보를 시도 중이다. 또한, HMD제품의 외관에 대한 디자인특허(한국과 달리 미국은 특허권 내에 디자인권이 포함)를 획득하여 제품디자인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그림 7> 오큘러스의 각종 특허 포트폴리오


<그림 7> 오큘러스의 각종 특허 포트폴리오2

또한, 사용자에게 현실감 있는 가상영상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들에 대한 특허 확보도 계속 중이다. 예를 들어, 각축방향으로 머리가 움직이는 각속도를 측정하여 레이턴시를미리 예측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받았다(US 9348410 / US 9063330).또 장치의 얼굴접촉영역에 구비된 변형센서를 착용자의 표정 변화를 인식하여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US 2016-0216760)의 특허확보를 시도 중이다.현실공간으로부터 가상공간 내에 입력조작을 전달하기 위한 기술(예를 들어,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도 출원했다. 현실에서의 일상적인 조작이 가상공간에도 전달되어 현실감 있는 VR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2014년 3월 페이스북에인수된 이후, 이스라엘의 PEBBLES, 미국의 VEGA VISTA의 VR 관련 특허를 양수하여서, 특허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오큘러스의 사례에서 보듯, 시장이 성숙되어 많은 경쟁사가 등장하고 많은 기술들이 나오는 현시점에서 소수의 넓은 특허로 사업영역 전체를 커버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독점 가능한 범위를 추출해내어, 선점 가능한 기술들에 대한 경쟁사들에 비해 빠른 출원을 진행해야 한다. (그림 8) 경쟁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가 포트폴리오 내에 포함된 하나의 특허라도 실시하면 특허 침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 전략이다.

<그림 8> VR/AR 시장의 특허 전략




5. 빠른 출원선점은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의 시작이다

선점 가능한 기술을 발견하면 출원일을최대한 앞당겨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업체들이 생겨서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경쟁사에 비해 빠른 출원일 확보가 필수적이다. 오큘러스도 미국의 ‘가출원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먼저 빠른 출원일을 확보한 후, 원하는 권리범위의 특허 확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림 9> 미국의 가출원 제도를 활용한 오큘러스의 HMD 특허




<그림 10> 한국의 국내우선권주장제도


가출원을 먼저 제출하고 1년 이내에 본출원을제출하게 되면, 가출원에 기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판단되는 발명은 ‘가출원일자’를 기준으로 등록가능성을 판단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오큘러스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가출원제도를 활용하여 빠른 출원일자를 먼저 확보하고, 원하는 권리범위의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정규출원 및 계속출원을 이어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내우선권주장제도를 이용하면 미국의 가출원 전략과 동일한전략을 쓸 수 있다. 즉, 아이디어 확보용 출원(즉, 기초출원)을 한 후, 1년 이내에 이를 기초로 하여 구체화된 내용을 보완하고 등록 가능한 수준으로 청구범위를 작성한 국내우선권주장출원을 하면 기초출원일자를 기준으로 등록가능성을 판단받을 수 있다.


강력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단계를 따라야 한다.

(1)기술 개발 중, 혹은 기술 개발 이전이라도 신규로 도출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빠른 출원(가출원)으로 출원일자를 확보한다.

(2)가출원 이후 계속 진행한 추가 연구결과와 선행특허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선점 가능한 범위로 정식출원을 진행한다.

(3) 사업범위 내의 각각의 발명에 대해 특허확보를 진행하고, 특허 간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사업범위 전반을 보호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6. 특허분쟁은 불가피하다. 대비하라.

다시 강조하지만 AR과 VR은 최근에 등장한 기술이 아니다. 많은 소설, 영화, 만화 등에서 수도 없이 반복적으로 제시되었던 아이디어다. 아직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미래 기술에 의해 구현될 가능성이 있는 AR 기술과 VR 기술들이 빠른 출원일자로 특허출원이 되고 특허등록까지 된 케이스들이 다수 있다.특허는 완벽하게 구현된 기술이 아니더라도 획득이 가능할 수 있다.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착상 수준이 아닌, 장차 기술로서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기술적 사상)라면 특허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존재했던 장치형태(컴퓨터)에 대해서만 고려한 상태에서 특허출원을 하였으나, 특허 등록된 후 새롭게 등장한 장치(스마트폰 등)에서도 해당 특허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AR/VR 개념과 관련된 과거 특허가 최근에 분쟁의 핵이 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월즈닷컴(Worlds.com)이 보유한 등록특허가 이러한 특허라고 볼 수 있다.(DBR Mini Box 참조) 또한, 오래 전에 특허출원이 되었으나 구현기술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사업진행이 어려웠던 특허들을 NPE들이 사들여서 VR분야 업체들에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전형적인 특허괴물들의 행태다. 일례로, ABARTA라는 회사는VR시스템(Virtual reality system)에 대한 등록특허(US 7,224,326)를 사들여 VR분야 업체들에게 계속해서 침해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필자가 검색한 바로는 미국에서만도 8건이다.



<DBR Mini Box> 특허괴물 월즈닷컴


월즈닷컴(Worlds.com)은 1994년에 시작한 회사로 1996년부터 VR 관련특허를 출원하여 확보하기 시작했다. 제품을실제로 개발하지는 않으면서 특허 권리만 행사하는 NPE(Non-Practicing Entity; 특허괴물)에 해당한다. 특히 이 회사는 ‘인터넷에서 3D로 된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는 캐릭터(아바타) 채팅 관련 특허’를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08년 12월 24일, US 6,219,045 특허(Scalable virtual world chat client-server system; 이하 045특허)를 기반으로 한국 업체인 NC소프트에 대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045특허는 ‘3D 가상공간에서 이용자의 위치가 서버를 통해 다른 이용자에게 전송되어 화면상에 표시되게 하는 시스템’ 발명이다. 본 소송은 2010년 4월 23일에 합의조건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양자 합의로 사건 종결됐다.


또 2012년 3월 30일에‘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US 7,181,690(System and Method for Enabling User to Interact in Virtual Space; 이하, 690특허)를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액티비전블리자드,액티비전퍼블리싱,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3개사를 상대로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아직도 계속 중이다. 690특허의 등록청구항은 다음과 같다.


US 7,181,690 (블리자드 공격 특허)의 등록청구항

A method for enabling a first user to interact with other users in a virtual space, wherein the first user and the other users each have an avatar and a client process associated therewith, and wherein each client process is in communication with a server process, wherein the method comprises:

(a) receiving a position of less than all of the other users' avatars from the server process; and

(b) determining, from the received positions, a set of the other users' avatars that are to be displayed to the first user,

wherein steps (a) and (b) are performed by the client process associated with the first user.


690특허는, ‘서버와 통신이 가능한 제1유저의 클라이언트가 다른 유저의 아바타의 위치를 서버로부터 수신하여, 제1사용자에게 표시될 다른 유저 아바타셋을 결정’하는 발명에 해당한다. 본 690특허의 권리범위는 상당히 넓으며, 게임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VR 분야에서도 특허침해가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월즈닷컴은 1996년 출원을 시작으로 해서, 여기서부터 새로운 출원을 계속해서 분화시켜 나갔다. 이들 특허에 존속기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2016년과 2017년에 소멸되는 미국특허만도 10건이지만, 특허분쟁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 특허 소멸 이전에 타인이 해당 특허들을 침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에라도 손해배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NPE들이 제기하는 특허소송으로 VR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뿐더러, 최근에는 VR업체들도 특허출원을 통한 권리확보를 하고 있으며 시장도 성숙되고 있으므로 특허분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각 회사는 각자의 사업분야 내에 먼저 등록된 선행특허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미리 탐색해서 분쟁에 대한 대응방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경쟁사 또는 NPE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 준비

선행특허를 피해 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경우에는, 회피방안에 따라 개발하여 특허 침해 분쟁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즉,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 보유 특허의 청구범위가 가지는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한 채로 실시되어야 특허침해가 되므로, 경쟁사 특허청구범위에 포함된 구성요소 중 어느 하나를 제외하거나 변경해서 특허 침해를 회피하는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쟁사의 특허 조건이 A+B+C인 경우, C를 제외한 기술을 사용하거나 C를 대체할 수 있는 D 기술로 바꾸어 사용하면 A사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림 11>특허침해를 피하는 방법



(2) 경쟁사 또는 NPE의 특허에 대한 무효화 방안 준비


(1) 의 경우처럼 선행특허를 회피할 수 없는 경우(경쟁사 특허의 청구범위에 포함된 구성요소를 변경하거나 제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특허를 무효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쟁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출원 이전에 공개된 선행문헌이 존재하여 처음부터 특허를 받을 수 없었는데 등록된 것임을 밝혀낸다면그 특허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특허분쟁이 발생하기 전인 사업초기부터 미리 경쟁사 특허 무효화 방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특허분쟁이 시작되면 무효심판을 제기해서 무효로 만들 수도 있고, 설령 무효심판으로까지 진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경쟁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이용할 수도 있다.


(3) 특허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경쟁사와 크로스라이센스(cross-license)


경쟁사 특허를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경쟁사 역시자사가 보유한 특허를 실시하여 침해하게 되면, 서로 침해하는 특허를 함께 실시하는 크로스라이센스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경쟁사가 늘어나고 경쟁사가 다수 특허를 확보해나가는 시점에서, 특허포트폴리오 구축은 특허 분쟁을 대비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단 NPE(특허괴물)들은자체적으로는 제품/서비스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크로스라이센스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탐색된 선행특허의 권리자가 NPE인지 알아보고, NPE로 의심되면 회피 및 무효화 방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결론

기존 업체들이 투자해둔 특허출원들이 이제서야 공개 및 등록이 되고 있는 시점이므로 아직은 AR/VR분야에서 특허 관련 초대형 분쟁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 분야의 기업들은 아직 기존 특허가 본인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 놓고 있을 여유는 오래 남지 않았다. 이제 특허는 쏟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특허는 미래를 위한 투자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시장동향을 바탕으로,본인이 등록받고자 하는 특허가 유용해질 상황을 보고 미리 투자하는 것이다. AR/VR분야는 시장이 성숙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기술들이 특허출원 후 비공개 상태다. 현시점이 특허에 투자를 해두어야 할 시기이다. VR과 AR에 대해 각 기술이 이루고자 하는 지향점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기술들을 다양하게 도출해서 특허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경쟁사 특허에 대한 사전 대비와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한국의 VR/AR업체들이세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One Point Lesson


1.AR과 VR은 기술적 지향점이 다르다. AR은 사용자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에 가상영상을 적절한 크기로 적절한 위치에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VR은 사용자의 시야각 범위 전체에 가상화면이 표현되도록 하는 디스플레이기술이 필요하다.


2.화려한 화면이 AR/VR의 전부가 아니다. 스크린골프 선도업체 골프존은 화면 외에도 바람의 효과를 소리로 표현하는 기술, 화면의 경사를 실제 바닥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기술 등 非시각적인 장치들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한 단계 진화하더라도 이런 기술들은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3.기존 특허의 조건(청구항)이 ‘~하는 A; ~하는 B; 및 ~하는 C를 포함하는 ~~ 장치’의 구조로 되어있다면, 이 중에서 A나 B나 C를 제외한 기술을 사용해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즉 A+B+C가 아니라 A+B, 혹은 A+B+D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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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균 변리사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BLT특허법률사무소에서 의료기기 헬스케어 분야,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 VR/AR기술 분야, 게임소프트웨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도와주고 있다. 서울시 창업스쿨 지도위원 및 국방부 육군 지식재산권분야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지재권 강의를 서울지식재산센터, 창업진흥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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