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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gNang Oct 12. 2015

20살 딸이 끓여준 연어미역국

nangnang'birthday

사무실 이사며

갖가지 벌려진 일들로 정신이 없었고

꿈에서도 일하느라

편한 잠을 못잤다


도통 시장을 못본지라

어젯밤 편의점에서 콩나물 하나 달랑

사다 놓았다

찬 없을 때

콩나물 밥 만한게 또 있으랴


눈을 뜨자마자

아침밥을 준비하려 부엌으로 나갔더니

초코파이 케익을 든 아들과

미역국 냄비를 든 딸래미


"엄마,생일축하해요~"

nangnang2012 ,갤노1

-앗,바로 이런 게 서프라이즈로구나.

내 생일인 줄은 알고 있었으나

요즘 워낙 다들 바쁜 상황이고

어제까지도 아무도 생일언급이 없길래

다들 모르는구나

슬쩍 서운했건만....


"국거리 고기도 없는데 어떻게 미역국을 끓였니?"

"내가 똑똑한 딸이잖아.

엄마는 참치 싫어해서 연어통조림으로 끓여본건데 나름 괜찮아"


대학교1학년

고등학교때도 혼자 뚝딱뚝딱 가끔 전기밥솥에다

 빵도 만들고 요리를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오호~

연어통조림으로 미역국이라니!



조선간장을 찾다가 못찾아서

까나리액젖과 진간장으로 간을 했다는...

주부발언을 하며

생일상을 차려준다.


세상에나...


놀랍게도

연어와 미역의 조합은 훌륭했고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

내가 도전해봐야할 것같은

제대로 된 미역국이었다.


 딸에게

생일상을 받으니

우르르 감동이 많은 생각들과 함께

왈칵 달려든다.


좋은 엄마가 아닌데

고마운 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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