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이 두텁거나 은혜를 입은 제자는 스승을 은사라 표현한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 그 이상도 이하도 불러본 적이 없다. 학창 시절 한 선생님께서 내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5년만 더 살아보자." 덧붙였던 말이 있었던가. 무언가 달라질 거라 믿음을 주입하던 왜곡이 진실인지 모르겠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고, 나는 죽고 싶었다. 그리고 내년이면 다시 5년이 지난해가 된다. 몇 개월을 앞둔 현재의 나는 달라진 게 없다. 죽고 싶다는 마음과 발화에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훼방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당신들이 제 죽음에 대해 뭘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