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봄이 온다. 봄봄봄 봄이 온다고 노래를 불렀다.
퇴근하면 늘 어두웠던 하늘이 분홍빛을, 노랑빛을
띄며 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다고 알린다.
새 시작, 새 출발, 새로운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
사계절 중 가장 사랑하는 생명이 피어나는 기간.
얼어붙었던 공간에 생기가 돌고 공기가 바뀐다.
공기가 바뀌면 흐름이 바뀐다. 봄의 공기, 봄의 향기.
봄의 향기의 시작은 매화다. 향기가 없는 꽃이지만
분명 느껴진다. 하얀 꽃에 담고 있는 곧고 단아한 향이.
하얀 매화를 시작으로 초록색 분홍색 노란색
갖갖 본인의 옷을 입고 개성을 자랑한다. 봐야지.
보고 담아둬야지. 자연이 자랑하는 순간을 예쁘게
바라봐 줘야지. 왔으니까 내게 왔으니까. 와줬으니.
더 가까이 와도 된다고 봄의 이름을 불러줘야지.
어서 와 봄아.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