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며칠 전, 누군가 제게 물었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작가님의 책을 읽다 보니, 왠지 불편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서요.”
사랑하는 아내, 두 아이와 살고 있는 내가 불편하게 사는 것일까?
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14평의 집에서
내가 작업실로 방한켠을 차지하고,
아내는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남은 공간에서 종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내가 필요로 하는 물건들은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갖고 있지 않으면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깁니다.
그냥 냉장고가 아니라, 지금 광고에
나오는 세련된 냉장고를 가져야 하고,
그냥 노트북이 아니라, 조금 더 슬림하고
가벼운 최신 노트북을 가져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나를 끊임없이 비교해 스스로 불행하게 여깁니다.
하루 종일 쓰레기 더미에서 일한 대가로
우리 돈 300원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는 이런 내 질문이 무색할 만큼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요. 아이들이
아픈데 치료를 못할 때 슬프기는 하지만,
나와 함께하는 이 아이들이 있어서
전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문명은
지난 2,000여 년 동안 그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것이지만,
오늘을 산다는 것을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보기 힘듭니다.
TV, 인터넷,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쥐어진지는 겨우 50년 정도 지났지만,
그새 우리의 마음은 그 전보다
단지 전, 전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고,
늘 여유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해도,
감옥에 갇히고 굶주려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흘러 넘치도록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불만과 불평으로 가득한 사람도 있으니까요.
그날 밤, 가만히 눈을 감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 중에서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이 뭐가 있을까?
꼭 필요할 것 같진 않지만 가지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
첫 번째 질문의 결론은,
‘우린 부족한 게 하나도 없다’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넓고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예쁜 가방?’
이런 답들이 나왔습니다.
물론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이죠.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은
제가 정말 갖고 싶은 것은,
전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요.
아이들이 아픈데 치료를 못할 때 슬프기는 하지만,
나와 함께하는 이 아이들이 있어서
전 너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