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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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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Oct 04. 2021

'신'은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 프롤로그 >






 연휴가 오기 며칠 전, 병원 근무를 하는 중에 나는 얼굴이 낯익은 분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환자의 보호자로 오셨던 분인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의 어린 시절 '태권도'라는 운동을 가르쳐 주셨던 스승님이셨다. 일이 끝나고 나면 인사를 드리려 했지만 어느새 자리를 비운 뒤였다. 마침 사모님과 눈빛이 마주쳐서 사모님 폰을 통해서 스승님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스승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연휴 전날에 꼭 인사를 드리러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통화를 끝맺었다.


어린 시절 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 목사님의 소개로 스승님을 뵙게 되어 태권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승님의 배려 덕분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중간에 운동을 그만두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국 운동을 포기하게 되었다. 


운동을 그만두면서 스승님께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마음 한구석에 한이 되어 버린 모양이었다. 어찌 되었든 스승님은 바쁜 와중에 옛 제자를 위해서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셨다. 오랜만에 뵙게 된 스승님은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과거 스승님의 집에 놀러 갔을 때 나를 보며 해 주신 말씀이 있으셨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너는 아무런 걱정 없이 잘 웃는구나." 



당시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던 스승님의 얼굴에 근심이 느껴졌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와 비슷하게 오늘도 스승님의 안색에서 피로함과 더불어 근심이 묻어져 보였다. 현재 스승님은 편찮아지신 어머니와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서 병원을 다니고 계셨다. 일도 일이지만 병간호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셨다. 그래서일까? 오늘 특별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에서 걱정이 없어 보이는 웃는 인상을 느끼신 모양이었다. ( 사실 스승님 생각과는 반대로 나는 하루에도 몇십 번 고민하고 근심하고 후회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


그런 나를 보면서 스승님은 '부활의 신앙'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천국이라면 걱정거리가 있을까? 어쩌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그리고 부활로 인해서 우리의 죄는 이미 없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왜 현재 천국과 같은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또한 대화를 하면서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운동은 하고 있는지? 부모님은 잘 계시는지? 등 그리고 신앙적인 부분에 대해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셨다.


대화가 끝을 달려갈 때 즈음 취미활동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취미로 글을 쓰고 있고 책을 출간했다는 말씀을 해드렸다. 



"이야, 내 제자 중에 책을 낸 녀석도 있구나."

"대단하구나."



스스로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대단한 일이라고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는 스승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고 책을 낸 일들을 가지고 교만한 마음에 빠졌을 때 스스로 올가미를 만들어 버릴 수 있으니 항상 겸손할 것을 말씀해주셨다.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글쓰기'라는 달란트를 가지고 신앙의 향기가 묻어 나오는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이게 뭐 큰 일이라고... 며칠을 생각하고 고민을 하였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느꼈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자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신과 나'라는 제목도 정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목회자 자녀이고 유아세례도 받았지만 평신도로써 신앙이 좋지 못하다. 그렇다고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신학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져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 글을 통해서 신이란 정말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기독교를 넘어서 하나의 종교가 개인에게 어떤 느낌을 주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하고 같이 나누고 싶다.



이 글은 '기독교'라는 종교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이 느끼는 신이라는 존재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종교적 깨달음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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