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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구년생곰작가 Jun 27. 2024

#21.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병원 업무 특성상 저녁 시간이 끝나고 나면 바빠진다. 주머니 속에 핸드폰이 있지만 전화나 메시지를 확인할 여유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응급실에 간다는 여자친구의 메시지가 마음에 걸렸다. 



몸은 병원에 있는데 마음은 벌써 여자친구가 있는 곳에 가 있는 것 같았다. 환자들의 컴플레인을 듣고 밀려있는 업무를 처리하고 보니 벌써 인계 시간이 되었다. 어떻게 업무를 마쳤는지 모르게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았다. 서둘러서 퇴근을 하고 여자친구가 있을 응급실로 향했다. 



"결혼이 이제 3달밖에 안 남았는데 많이 아픈 거면 어쩌지."



여러 가지 생각들과 걱정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일단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맞아서 통증은 괜찮아졌지만 '장폐색'이 의심되어 입원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장은 수술을 해야 되는 정도는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친구도 입원까지는 안 하고 약만 타고 퇴원을 하였다. 



"속은 좀 어때.?"

"입원은 안 해도 되겠어.?"


"주사 맞으니까 조금은 나아졌어."

"일단 내일 직장에 이야기도 해야 될 것 같고, 퇴원해서 약 먹고 지켜보려고."


"그래 알겠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여자친구가 많이 아팠는지 지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픈 몸으로 여태껏 일을 해왔던 여자친구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따뜻한 찜질팩을 아픈 배에 대어주고 그녀의 옆에 누워서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그녀가 잠에 들자 나도 방에 들어가 잠을 청하려고 누웠다. 



그래도 혼자 보다는 둘이 있는 것이 낫다고 서로가 아프거나 힘들 때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인 것 같다. 당분간은 여자친구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아프지 않게 옆에서 많이 케어를 해주어야겠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것, 그리고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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