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에 전역한 20대 중반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입대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입대 당시
딱히 계획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일단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앞으로 뭘 할지는
나오고 나서 생각하면 되겠지 했죠.
근데 막상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에 배치받고 나니까,
거기서부터가 문제더라고요.
1.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불안감
전역 후의 제 모습을 상상해봤을 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어요.
주변 동기들은 복학 예정이라거나,
자격증 공부 중이라거나,
전역하면 바로 취업 준비한다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는 고졸이었고, 딱히 준비해둔 것도,
목표라고 부를 만한 것도 없었어요.
그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건 아닌데
분명 매일 복무 중인데
정작 제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가, 어느 날
군인 학점은행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선임 중 한 명이 훈련 대기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듣고 있길래
뭐 하냐고 물어봤더니,
학점 쌓는다고 하더라고요.
대학도 안 다니면서
학점을 쌓는다는 게
처음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죠.
그게 학점은행제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2. 학점은행제가 뭔지 몰랐던 저에게
군인 학점은행제,
선임한테 간단히 듣고 나서
저도 직접 찾아봤어요.
학점은행제는 쉽게 말하면
대학에 입학하지 않아도
온라인 강의나 자격증 등을 통해
학점을 모아서 교육부 장관 명의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예요.
정식 명칭은 학점은행제고,
교육부가 운영하는 평생교육 시스템이에요.
처음에는
"그게 진짜 학위야?"
하는 의심이 들었어요.
그런데 알아볼수록 진짜더라고요.
대학교 졸업장과 같이
교육부장관 명의로 발급되고,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
자격증 응시 등에서
동일하게 인정받는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목표로 잡은 건
경영학 학사 학위였어요.
뭘 할지는 아직 몰랐지만,
학사 학위 하나는 있어야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느낌이 왔어요.
고졸인 채로 전역하는 것과
학사 학위를 가지고 전역하는 건
출발선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멘토를 통해 학위 취득까지
어느 정도 걸리는지,
경영학과로 어떻게 플랜을 짜야 하는지
처음으로 설명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명확하게 그려지더라고요.
3. 군 복무 중에 실제로 어떻게 진행했냐면
학사 학위 기준으로는
총 140학점이 필요해요.
전공 60학점, 교양 30학점,
일반 선택 50학점.
이게 다 채워져야
학위 신청이 가능한 구조예요.
처음엔 140학점이라는 숫자가
막막하게 느껴졌는데,
직접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구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어요.
한 학기에 보통 18~21학점 정도 이수하고,
자격증 하나를 취득하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자격증 학점 인정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복무 중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하나 땄는데, 이게 학점으로 인정되니까
수강 부담이 조금 줄더라고요.
멘토님이 자격증별 인정 학점 기준도
정리해서 보내주셔서
어떤 자격증이 유리한지
미리 파악할 수 있었어요.
온라인 강의는 생각보다 유연했어요.
2주 안에 강의를 들으면
출석이 인정되는 방식이지만,
사실 강의 시청을 미룰 필요가 없었어요.
과제나 토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긴 한데, 이 부분은
멘토님이 주신 참고 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서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혼자였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했을 것 같아요.
약 1년 반 동안 복무하면서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울 수 있었어요.
4. 행정 절차도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군인 학점은행제를
처음 접한 분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게
행정 절차 쪽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신청은 어떻게 하는 거야?"
"기간이 따로 있어?"
하는 게 불분명했는데,
알고 보면 구조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아요.
우선 처음 시작할 때
학습자 등록이라는 걸 해야 해요.
학점은행제 시스템에
내 정보를 등록하는 건데,
어떤 학위를 목표로 하는지,
전공은 뭔지 이때 설정하는 거예요.
이건 최초 1회만 하면 돼요.
그 다음은 학점 인정 신청이에요.
강의를 다 들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학점이 쌓이는 게 아니라,
이수한 학점을 기관에
인정받는 절차가 별도로 있어요.
이 신청은 1월, 4월, 7월, 10월
이렇게 분기별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게 조심해야해요.
저는 이 부분을 멘토님한테
미리 안내받았는데,
신청 기간이 가까워지면
알림도 따로 주셔서
한 번도 놓치지 않았어요.
마지막은 학위 신청이에요.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우고 나면
학위를 신청할 수 있는데,
6월과 12월 두 번만 신청이 가능해요.
신청하면 8월 또는 2월에
학위가 나와요.
교육부장관 명의로 발급되는 거라서
학위증 형태로 받게 되는 거예요.
저는 전역 전에 학위 신청까지
마친 상태였어요.
5. 전역하고 나서 드는 생각
군 생활 동안
뭔가를 해냈다는 게
이렇게 뿌듯할 줄 몰랐어요.
솔직히 전역하고 나서도
아직 진로가 딱 정해진 건 아니에요.
취업을 먼저 할지, 더 공부를 할지,
창업 쪽으로 도전해볼지
아직 고민 중이에요.
근데 이상하게도
그 불안이 예전만큼 크지 않아요.
고졸로 전역했으면 지금쯤
"아, 대학은 가야 하나"
"일단 뭐라도 해야 하나"
이런 초조함이 훨씬 컸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경영학사 학위가
손에 있으니까,
어느 방향으로 가든
출발선이 달라진 느낌이에요.
군인 학점은행제를 선택한 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군 복무 기간 동안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 중인 분들,
고졸로 입대해서 전역 후가
막막하게 느껴지는 분들이라면
한번 찾아보셨으면 해요.
저처럼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전역할 땐 확실한 결과물로
남아있더라고요.
걱정과 고민은 계속 될 20대지만,
폭 넓게 고민하고, 선택지가 넓어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