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직장인 학점은행제,
막연하게만 알고 있다가
진짜로 해보게 된 이야기를 써볼게요.
저처럼 학위 없이 취업해서
몇 년을 버텨온 분이라면,
이 글이 꽤 공감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 승진 서류에서 처음 마주한 현실
입사한 게 스물다섯이었어요.
고졸로 제조업 현장에 들어갔고,
솔직히 처음엔 학위 같은 건
생각도 안 했어요.
일만 잘하면 된다고 믿었거든요.
그 믿음이 흔들린 건 입사 8년차,
팀장 승진 심사를 앞두고서였어요.
인사팀에서 서류를 준비하라고 했는데,
요건 목록에
"전문학사 이상 학력 보유자 우대"라는
문구가 있었어요.
우대 조건이라고 했지만,
같은 해 심사 대상자 중
학위가 없는 건 저뿐이었어요.
결과는 보류였어요.
대놓고 학위 때문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피부로 느껴졌어요.
8년 동안 야근도 마다 않고 쌓아온 게
서류 한 줄에 막히는 기분이
이런 건지 처음 알았어요.
그때부터 직장인 학점은행제를
진지하게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2. 야간대학은 포기했고, 방법을 바꿨어요
직장인 학점은행제를 알기 전,
처음엔 야간 대학원이나
사이버대학을 알아봤어요.
근데 저는 야근이 월 평균
열흘은 넘는 편이었고,
정해진 시간에 출석해야 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무리였어요.
한두 번 빠지면
학점이 날아가는 구조는
직장인한테 너무 가혹하더라고요.
직장인 학점은행제는 방식이 달랐어요.
온라인 강의를 2주 안에 시청하면
출석이 인정되는 구조라,
출장 중에도 모바일로
틈틈이 들을 수 있었어요.
야근이 몰리는 주는
주말에 몰아서 듣기도 했고요.
학점은행제는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 제도예요.
대학에 직접 다니지 않아도
온라인 강의, 자격증,
전적대 이수 학점 등을 모아서
정식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에요.
4년제 학사 기준으로는
총 140학점이 필요한데,
전공 60학점, 교양 30학점,
일반 50학점으로 구성돼요.
처음 들었을 땐 140학점이
막막하게 느껴졌는데,
학습 플랜을 받아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학기마다 이수할 과목과
자격증 연계 일정을 정리해서
안내받으니, 숫자가 아니라
단계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3. 실제로 어떻게 학점을 쌓았냐면요
저는 최종학력이 고졸이라
전적대 학점이 없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학점을
온라인 강의로 채워야 했는데,
학점은행제 특성상
한 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학점 제한이 있었어요.
그 기준에 맞춰서
여러 학기에 나눠 수강했어요.
과목마다 과제, 토론,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어요.
시험이 있다는 게 부담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문제 유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편이었어요.
과제나 토론도 기준을 잡고 나면
생각보다 할 만했고요.
자격증 학점 연계도 활용했어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일정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요.
저는 업무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자격증을 골라서 준비했는데,
자격증 하나가 20학점 안팎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어서
전체 기간을 꽤 줄일 수 있었어요.
어떤 자격증을 선택해야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처음에는 몰라서 헤맸는데,
그 부분은 멘토님한테 확인하면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4. 행정 처리가 생각보다 꼼꼼했어요
직장인 학점은행제를 진행하면서
의외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행정 절차였어요.
강의를 열심히 들어도
절차를 놓치면,
학점으로 인정이 안 되거든요.
학습자 등록은
처음 딱 한 번만 하면 돼요.
어떤 전공으로 학위를 받을 건지,
학습자 정보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등록하는 절차예요.
이게 첫 단추라
전공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해요.
학점 인정 신청은
강의를 이수한다고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이수한 학점을 학점은행제 기관에
공식으로 인정받는 신청을
따로 해야 해요.
신청 시기가
1월, 4월, 7월, 10월로
정해져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다음 분기까지 기다려야 해요.
저는 이 시기를 정확히 몰라서
한 번 타이밍을 놓칠 뻔 했어요.
월 말에 멘토님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신청했어요.
그 이후로는 신청 시기 전에
미리 연락을 받아서
놓치지 않을 수 있었어요.
학위 신청은 필요한 학점을
모두 채웠을 때 하는 절차예요.
신청은 6월과 12월,
두 차례만 가능해요.
그리고 실제 학위증이 나오는 건
8월과 2월이에요.
교육부장관 명의로 발급되는
정식 학위예요.
저는 12월에 신청해서
다음 해 2월에 학위증을 받았어요.
5. 학위증을 손에 쥐고 나서
학위증이 집에 도착했을 때,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어요.
이미 절차를 다 마쳤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막상 봉투를 열어보
생각보다 손이 떨렸어요.
교육부장관 이름이 찍힌
종이 한 장이
그렇게 묵직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어요.
직장인 학점은행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2년 안에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은 없었어요.
야근이 몰리는 달엔
출석 하느라 바빴고,
자격증 시험 날짜를 잘못 계산해서
한 번 계획이 틀어지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결국 여기까지 온 건,
혼자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승진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에요.
하지만 이제 서류에서
밀릴 이유는 없어졌어요.
이 과정을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위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그 순간이 시작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