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지 못하는 그렇다고 잘하는 지도 모르겠는 인간

by 정뎅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해서 할 일을 만들어내는, 그렇다고 그 일들을 모든 잘 해내는지는 잘 모르겠는 인간. 바로 저입니다.

파스칼의 팡세에 나오는 권태를 견디지 못해 노동하는 인간, 그게 저인 거죠.


하고 싶은 것도 잘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삶에 이렇게 저렇게 펼쳐 놓고 지내느라, 매번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곤 합니다.


과연 날 때부터 그랬는가 하면 그렇지 않았어요.

흠 이십 대 중 후반까지 그렇다 하게 엄청난 열정을 쏟는다 거나 온 몰입을 해봤던 기억이 많지 않은 걸 보니 그저 하루하루 흐르는 대로 되는 대로 보냈던 것 같아요.


어쩌다 이렇게 '시간 죽이기'를 미친 듯이 싫어하게 되어버렸는지. 아무렇게나 시간 때우며 보내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한 기분, 나만 멈춰있는 듯한, 도태되는 듯한 불안 그런 불안을 못 견디고 욕심은 또 어마어마하게 가득한 불안한 욕망 덩어리입니다.


생각해 보면 어렸을 적부터 욕심이 가득하긴 했던 것 같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도, 잘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 다만 머리로만 해내거나 이 핑계 저 핑계 대느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 결국 중간에 그만두고 도망치거나 심지어 시작도 못했던 경우가 꽤나 있었어요. 실행력이 없다. 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은 실행력이 넘치느냐? 그런 건 또 아니지만, 일단은 꾸역꾸역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윈주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속성이다. “

중요한 건 영속성이라는 것을 몸소 느껴서 그런가 봅니다.


그렇게 저는 하루하루를 스터디, 독서모임, 대학원, 직장, 운동, 최근엔 결혼 준비를 우당탕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갓생이 아니냐고 그러는데, 글쎄요. 진심으로 갓생이라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은 없긴 합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우당탕 하고 있느냐고요? 그냥… 모르겠어요… 그냥 하고 있어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기 싫어하며.


그래서 한번 써 보려고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저를 돌이켜보려고요.

불안 많고 욕망 가득한 어느 평범한 30대 여자 인간, 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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