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Ep.6 증발한 사람의 시간

by ephemeral

김 군이 증발하고 남은

나의 시간은 이렇게 흘러갔다.


설마… 하는 마음에

2주 동안 고민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연락을 씹지 말걸 그랬나.

혹시 정말 죽은 건 아닐까.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김 군은

잠수를 탄 거구나.


김 군의 마음과 시간은

거꾸로 흘러가며

조금씩 나를 밀어내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했구나.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


그런 방식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사람에게

나의 마지막 예의까지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슬픔과 분노를 오가던 감정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 상황이 슬슬 웃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꼭 한 번 연락을 하고 싶다.


위스키, 캔들, 화장품

그리고 향수를

돌려받고 싶다고.


나를 떠올릴 물건은

김 군에게 남아 있지만


김 군을 추억할 물건은

나에게 하나도 없으니까.


처음엔

그의 시간이 너무 빨랐고


마지막엔

그의 시간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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