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piphany Mar 27. 2023

허세 오마카세?

얼마 전 한국의 오마카세 문화를 한국 젊은이들의 허세 문화라고 꼬집은 일본의 한 기사가 화제가 되었다. 기사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는데 1. 소비는 개인 자유의 영역이고,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거나 비도덕적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것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 2. 그것도 그렇지만 실제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 식문화를 보면 젊은이들이 소득 수준 대비 너무 높은 식비를 지출하고 있고, 이러한 것은 허세가 맞다는 의견 뭐 이 정도인 것 같다. 내 생각은 아래와 같다.


먼저 한국에서 유행하는 오마카세는 일식 코스요리를 넘어 보다 확장된 개념이다. 주방장 맡김 차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오마카세는 말 그대로 정해진 메뉴가 아닌 주방장이 그때그때 준비한 재료로 상차림을 내어내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그러하듯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대가 존재하며 고가로 갈수록 보다 정교해진다. 그것이 품질이든, 기능이든 마케팅/브랜딩이든 무엇이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정교해지는 과정은 산업의 발달에, 고용 창출에, 궁극적으로는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초밥뿐 아니라 한우, 순대, 커피까지 오마카세 콘셉트를 내거는 식당이 많아지고 있고, 가격대 또한 시장의 원리에 따라 수요가 있는 곳에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허세’의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리도 짚고 가야 할 것 같다. 골프를 친다고 해서,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서 아무나에게 ‘그것은 허세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에 (사실 그것이 허세가 맞다고 해서 남들이 비난할 수 있는 영역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내 생각에 그래도 우리가 ‘허세’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1.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소비를 2. 그 제품/서비스의 가치와 비용을 합리적으로 고려해서가 아닌 3.  ‘남들의 이목’을 의식해서 소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즉 1/2/3을 따져보지 않고 단순히 고가의 오마카세를 젊은이들이 많이 먹는다는 사실, 인스타그램에 오마카세 포스팅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이 ‘허세’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한국에서의 오마카세 유행을 비난받아 마땅할 소비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자가 말하고 있는 두 가지 포인트  i) SNS에서의 과시문화 ii) 그리고 데이트에서 남성이 식사비를 당연히 지출해야 한다는 한국의 공식에 대한 조롱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명품 매장에서 줄 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