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문학작품을 읽기.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 >,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캐럴
여성의 눈으로 문학작품을 읽기
페미니즘 또는 여성주의-라틴어 femina(여성)에서 유래함-는 교수님의 생각처럼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이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여성을 인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생각이다. 대학원에서 문학비평세미나 수업시간에 3교시에 거쳐 페미니즘 문학비평을 배우면서 싹튼 생각은 젠더를 비판하는 생각이다.
여성도 생활비를 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단다.-마릴라 커스버트,《빨간 머리 앤》중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터라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몸과 마음에 익어 있다. 여성들이 활동가로 활동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젠더를 비판하는 생각의 힘을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동화중 하나인 《빨간 머리 앤》(비룡소, 시공사), 《크리스마스 캐럴》(김영진 옮김, 비룡소)에 나오는 젠더를 비판하는 생각의 힘이 싹텄다.
《빨간 머리 앤》(비룡소, 시공사)을 보면서, 다이애나 부모가 다이애나를 한국에 비유하면 경인교육대학교인 퀸 학교에 보내지 않는 시대에, 마릴라의 권유로 앤이 퀸 학교에 입학하여 또래 여학생, 길버트를 비롯한 남학생들과 공부함으로써, 앤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사회공동체인 에이번리에서 전문직인 교사가 되어 활동하는 삶을 읽었기 때문에, 이미 페미니즘 문학비평은 내 마음속에서 싹트고 있었고(드라마도 같이 보라는 교수님의 권유를 듣고, 유튜브에서 찾아본 캐나다 드라마 《빨간 머리 앤》시즌3에서는 이를 더욱 잘 드러내고 있다. 남성의 여성에 대한 성추행 및 침묵을 강요받는 2차 가해, 뮤리엘 스테이시 교사와 마을학교 이사회 여성임원인 레이첼 아줌마가 연대하는 앤의 적극적인 언론활동, 앤과 대학교에 가고 싶지만, 젠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의 신부 수업 강요와 싸워 이기고 나서야 대학교에 입학한 다이애나, 캐나다 가톨릭 학교가 캐나다 원주민들을 강제로 기숙학교에서 기독교화를 한 식민주의 및 이를 언론활동으로써 고발하고자 하는 앤, 앤이 마을 품평회에서 케이크를 냈는데, 감기에 걸려 바닐라가 아닌 진통제를 넣어서 실패하자, 마릴라가 세심하게 기구를 타고 놀기로써 위로하는 여성들의 연대 등(원작소설에서는 마을 장로교회 목사가 사모와 같이 심방한 날에 일어난 사건임.)이 그 예이다.
크리칫 부인만 나오고,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전업주부들이 나오는 사회소설,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교수님께서 하시는 강의를 들으면서 《크리스마스 캐럴》(김영진 옮김, 비룡소)에 나오는 여성들이 모두 전업주부라는 사실을 생각했다.
한때 어린이들이 읽기 좋게 편역을 했을 것이 분명한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을 정도로 진지한 문학 어린이였던 스크루지가 청년이 되어,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돈을 사랑함을 비판하고, 헤어진 전 애인을 생각해 보면, 소설에 나오는 여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줄 아는 매우 똑똑한 여성들이다. 그런데 이들 여성들은 타고난 똑똑함을 사회에서 전문직 여성이 된다든지 해서 쓰지를 못하고, 호주의 작가인 콜린 매컬로가 쓴 역사소설인 《가시나무 새들》에 나오는 독일연방공화국(독일의 재통일 이전의 서부 독일)의 국무총리인 레인이 런던에 살 집을 마련해 놓고, 유능한 연극배우인 저스틴에게 청혼을 할 때 경력단절 여성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한 말처럼 “부엌이라는 감옥”에서 살고 있다. 스크루지가 사용자인, 서기 밥 크리칫의 따님이 모자 가게에서 일하기는 하지만, 아빠가 저임금 노동자이기 때문에 오빠와 함께 이른 나이에 노동을 하는 것뿐이지, 여성은 가사노동, 남성은 임금노동이라는 젠더에 대한 항의가 아니다. 전태일 열사가 독실한 감리교 신자이자, 재봉사에서 감리교 신앙이 생각의 뿌리인 노동운동가로 탈바꿈을 하게 한 여성노동자들과 같은 삶의 자리에서 살고 있다.
서술자가 성탄절에 거위를 구워서 식구들과 밥을 나누는 가족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예쁘게 채색을 해도, 심훈이 쓴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건배 씨의 부인처럼, 똑똑함에 걸맞은 사회활동을 하고 싶은 욕구를 식구들을 돌보느라 억눌러야 하는 한스러움이 밥 크리칫의 부인인 크리칫 부인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여성들의 진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도 이 문제로 우울감을 마음 한편에서 겪고 계시고, 그래서 단시간 노동으로써 학교에서 급식노동을 하시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의 가사노동이 사회공동체에서 제대로 존중을 받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흔히 노동하면 임금노동만 떠올리기 때문에, 임금노동은 가치가 있고, 가사노동은 가치가 없는 것 마냥 여기고 있다는 게 교수님의 지적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가사노동은 통계청에서 시간급 통상임금으로 1,1000원이라고 셈할 정도로 값어치가 큰 노동이다. 2023년 1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