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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홍 Feb 27. 2024

《고백록》5장을 읽다

마니교에 실망하다.

《고백록》(confessiones, 박문재 옮김, ch북스)에서 5장 마니교와 그리스도교를 읽음. 

지금으로 빗대면 튀니지 공화국인 고대 아프리카 교회의 주교가 세속학문보다 주님을 아는 지식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주교는 아들을 출세하도록 하려는 욕심에 없는 형편에 타가스테tagaste에서 카르타고cartago로 유학을 보내어 공부를 시킨 부모님의 교육열 덕분에, 수사학, 라틴어를 배운 지식인이다. 그러한 지식인이 자신이 배운 세속학문보다 주님을 아는 지식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하느님과의 사귐이 주는 깨달음인 영성의 중요성을 말씀하고 있다. 물론 아우구스티누스 주교가 《고백록》에서 라틴어와 수사학으로써 이단인 마니교를 비판하고, 그리스도교를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지식이요, 진정한 평화라고 말함으로써 변증했음을 생각해본다면 세속 학문의 가치를 낮추어본 것은 아니다. 장기용 요한 신부님이 학교에 가는 어린이들에게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매고 온 책가방을 축복하시고 선물도 주셨는데, “세속 학문도 주님의 소유이니, 학문에 정진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셨다. 그 기도를 들으면서, 필자는 옳은 말씀을 하신다고 공감을 할만큼 중요한 깨달음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소유인 세속학문을 통해 그분의 진리truth를 변증하시기 때문에 학문에 정진해야 하지만, 세속학문이 주님보다 중요한 우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아우구스티누스 주교는 깨달았던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요한 신부님도 같은 뜻으로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 주교는 학문이 없는 평신도들의 영성이 하느님에 대한 앎이 없는 세속학문보다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주님을 아는 지식의 가치를 깨달은 그는 마니교를 떠날 결심을 한다.

아우구스티누스 청년은 마니교 풀브리우스 감독과의 대화로써 학문이 빈약할뿐더러 하느님을 대적하는 이단이요, 거짓의 수렁인 마니교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마니교에서 지식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고 싶어 하지만, 풀브리우스 감독이 라틴어 학교에서 공부한 자신이 볼 때, 라틴어 문법도 평범하고, 로마공화정의 공화주의자이자 연설가인 키케로 등의 글을 몇 권 읽었을 따름임을 알고는 무척 실망한다. 대화를 해 보니 자신만의 논리가 아닌, 다른 마니교도들의 논리 곧 세상을 선과 악으로 보는 흑백논리 등과 같은, 잘못된 논리들을 말할 따름이다. 이러한 약한 학문이 지식인인 아우구스티누스 청년으로 하여금 깨달음을 주지 못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 주교, 그는 마니교를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며, 하느님 안에서의 진정한 평화를 깨닫고 회심한 후에는, 마니교 감독이 구약성서를 비난하자 논박하는 글을 써서 그리스도교를 변증한다. 이단의 무가치함을 깨닫고, 길과 진리이신 그리스도, 모든 학문보다 가치가 있는 분이신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삶으로 그의 삶이 바뀌어가고 있다. 2024년 2월 27일 사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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