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아이들이 나를 닮아서 그런지 비를 참 좋아한다. 비 때문에 주말 동안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창밖을 내다보며 빗소리를 즐긴다. 둘째는 요즘 들어 비가 왜 이렇게 자주 내리는지, 혹시나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우리가 물에 잠기는 건 아닌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땅은 그것을 수용할 수 있고(비록 곳곳에서 비 피해가 생기기도 하지만...ㅠㅠ 올해 장마철에는 큰 피해 없이 잘 극복하셨으면...), 증발하여 다시 하늘로 올라 가는 순환구조를 설명하기에 아직 어리기에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영감을 얻었고 '빗방울'이라는 동화를 만들 수 있었다. 언제나 동화를 쓰는데 영감을 주는 아이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
포근한 엄마 품이 좋았지만, 어쩔 수 없이 땅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던 빗방울들. 다행히 모두 무사히 땅에 내려앉았고 엄마의 바람처럼 예쁜 꽃이 되었다. 아름답게 변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기뻐할 엄마를 생각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빗방울들... 그러나 하늘 어디에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때 불어오는 바람은 '엄마 구름은 자신을 희생해야만 빗방울을 땅으로 내려보낼 수 있다'는 진실을 알려주고,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빗방울들은 울다 지쳐 잠이 든다. 새벽녘 꽃에 맺힌 반짝이는 이슬은, 따뜻한 태양의 기운을 받아 아주 천천히 하늘로 떠오른다.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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