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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 Aug 21. 2021

샌디에이고의 좌완 3인방은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맥켄지 고어, 아드리안 모레혼, 라이언 웨더스에 대해서

21 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프렐러 단장은 대대적인 선발진 보강을 시도했다. 때가 왔다고 느낀 것이다.


요 근래 몇 년간 팜을 꾸준히 키워오면서도 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차근차근 준비했던 결실이 20년에 이뤄졌다. 바로 10여 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것이다. 단축 시즌이긴 했지만 길고 길었던 약팀의 이미지를 청산하고 단숨에 대권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고 평가받았다. 기쁨도 잠시 20년 디비전 시리즈에서 LA 다저스에게 3:0 셧아웃을 당했다.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바로 한 경기를 맡길만한 선발투수의 부재였다. 물론 에이스가 있었다. 디넬슨 라멧과 마이클 클레빈져였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서 사이영 페이스로 에이스 역할을 하던 라멧이 팔꿈치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클레빈져 역시 부상으로 오프너로 2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었다. 그리고 이 둘은 수술에 들어갔고 내년 선발진 구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던 좌완 유망주 3인방에게 로테이션을 맡기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맥켄지 고어, 아드리안 모레혼, 라이언 웨더스는 샌디에이고가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다. 각각 17년 3순위, 해외 유망주로 1100만 달러로 계약했고 18년 1 라운더 7순위로 top 100 유망주 순위에도 들었다. 웨더스 같은 경우는 팀 사정도 있었지만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 먼저 데뷔했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셋은 리그를 호령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좌완에 약한 지구 라이벌인 다저스를 제압할 수 있는 큰 무기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매드맨답게 칼을 빼들었다. 대형 선발이 부족해던 시장에서 장기인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한 명도 아니라 무려 세명이었다. 컵스에서 다르빗슈 유, 탬파베이에서 블레이크 스넬, 피츠버그에서 조 머스그로브. 이 과정에서 우완 유망주인 루이스 파티뇨를 소비했지만 그 외에는 큰 출혈이 없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좌완 3인방을 내주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클레빈져와 2년 계약을 맺고 22년을 기약하며 구성은 물론 선발진 뎁스마저도 키웠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3명의 투수들은 확실히 샌디에이고의 현재를 맡길 수 있었다. 다르빗슈는 20년도 ERA 2.01 사이영 2위로 휴스턴의 휴지통 사건의 여파에서 벗어났고   스넬 또한 반등하며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2경기 모두 호투했다. 머스그로브는 보이는 성적보다 세부지표가 좋았기 때문에 좋은 내야진을 갖고 있는 샌디에이고로 오면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다르빗슈는 23년까지 2200만, 1900만, 1800만 스넬은 23년까지 1000만, 1250만, 1600만  머스그로브는 22년까지 445만, 활약 여부에 따라 연봉 재협상을 할 수 있지만 600만 달러 내외에서 향후 3년 정도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수 있다. 물론 이들에게 걸려있는 물음표는 있다. 기복이라던지 부상이 그것이다. 그러나 포텐이 터진다면 사이영 컨텐더 2명을 포함한 원투쓰리 펀치 선발을 도합 한해당 4000만 달러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정상급 선발 한 명의 연봉이 2~3000만 달러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값싸게 활용할 수 있으며 페이롤을 아낀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장 21년에 다르빗슈, 스넬, 머스그로브, 크리스 페덱, 디넬슨 라멧, 아드리안 모레혼(라이언 웨더스)로 선발진을 꾸릴 수 있고 22년에는 여기에 클레빈져까지 돌아온다. 23년 이후 셋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때 고어, 모레혼, 웨더스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다. 젊은 선발진은 물론 오랫동안 선발 왕국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샌디에이고의 현재 3인방 중 다르빗슈는 이물질 논란과 함께 허리 부상으로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스넬은 기복이 생각보다 큰 데다 이닝 소화가 부족하다. 머스그로브만이 제 성적을 내고 있는데 뼈아픈 것은 미래 3인방의 추락이다. 고어는 제구가 잡히지 않아 유망주 순위가 하락하고 있고 모레혼은 토미존 수술로 23년에나 볼 수 있으며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던 웨더스조차 후반기에 들어서 체력이 떨어지면서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선발진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악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샌디에이고지만 내년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좌완 3인방은 기대대로 프렐러 단장의 계획대로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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